이 한 편의 詩

오월에 띄우는 편지 /정태중

뚜르(Tours) 2023. 5. 31. 10:26

 

오월에 띄우는 편지   /정태중

 

 

바람이 전하는 연초록 속삭임에

간지럽다는 듯 흔들리는 나무

 

계절을 잊고서

안부 없이 와 있는 푸른 이파리들

바쁘다는 핑계로 보지 못 했다오

 

사랑하는 이여! 무심타 하지 마소

 

아름드리 피웠던

무성한 꽃들의 향연

꽃씨 흩날린 대롱에 고인 빗물

모두가 그리움의 흔적이라오

 

사랑하는 이여!

바람 흐르고 꽃 진 자리 빗물 스미었듯

그대라는 나무에 가을이 물들기 전에

마음 가득 푸른 향기를 담으려 하오

 

부디

그대 옷깃에 비람[毘藍] 지나거든

오월의 바람이 되어 안부를 전하려 하니

계절을 잊은 듯 하지는 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