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칠월 어느 날 /박정재

뚜르(Tours) 2023. 7. 5. 11:10

 

 

칠월 어느 날  /박정재

 

 

교복 카라 세우고

등교하던 날도

칠월의 햇살은 있었습니다.

풀빵 띄운 단팥죽 먹던 날도

시원한 바람은

가슴을 더듬었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이 나이에도

그날의 그 추억은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흘러가는 시간의 여백마다

우리들의 고운 향기

잊을 수 없어

햇볕이 따가운 창가에 앉아

친구들의 옛 모습을 그려보며

그 옛날 추억에 잠겨봅니다.

 

나이는 추억을 지울 수 없고

줄어드는 친구들이 아쉬워

밀려오는 고독의 물결 속에

잠수하는

노객의 눈시울에는 어느새

안개처럼 피어나는 이슬이

맺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