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꽃창포 /박종영
뚜르(Tours)
2023. 7. 8. 07:37
꽃창포 /박종영
볏논 물 가득 채우고 나면
파란 하늘이고 피어나는 꽃창포
물가에 뿌리내리고 푸르게 뱃살 키운다.
어느 날 희망을 가득 안고 달려와
노란 웃음 입가에 흘리며
우쭐대는 오후마다,
너, 꽃창포 바라보고 있노라면
오랜 세월, 울며 시집간 누님 삼단 머릿결 만지고 싶어
싸하니 콧등 시려 오고
왈칵 눈물 나서 가슴 누르면
출렁이는 그리움을 어찌하는가?
귓불에 스치는 고향의 바람 깃
옷깃 여미게 느슨해지는 이른 새벽,
먼 산 뻐꾸기 애잔한 울음소리에
청명하게 몸 씻는 유월의 꽃창포,
기어이 가슴 안에 노란 꽃 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