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집안의 내력

나는 열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나는 스무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나는 서른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나는 마흔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의 근심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지금은 흔적조차도 찾을 길이 없다.
- 이외수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오늘은 정말 무덥습니다.
무더위를 잠시 잊도록 유머 하나 올려봅니다.
한마을에 신혼 부부가 있었습니다.
아내가 임신하자 남편은 아들을 원했죠.
낳고 보니 딸이었지요.
남편에게 미안한 아내가
"난 다시는 딸을 안나!"라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첫딸의 이름이 '안나'가 되었습니다.
이 부부는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두 손을 비비며 열심히 기도했는데
둘째를 낳고 보니 또 딸이었습니다.
그래서 둘째딸의 이름을 두 손 비비며 기도해서 난 딸이라
'비비안나'로 지었습니다.
셋째 아기 출산일이 되었습니다.
남편이 외출한 사이 아내가 또 딸을 낳았습니다.
남편 보기 민망해서 아기를 요로 살짝 덮어 놨습니다.
남편이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요 밑에 셋째 딸이 있었습니다.
요 밑에 있는 아기라 해서 '요안나'로 불렀습니다.
연거푸 딸 셋을 낳지만
그래도 희망을 갖고 임신했습니다.
그런데 그만 예정일 보다 너무 일찍 낳아 미숙아를 낳습니다.
그래서 넷째 딸을 인큐베이타에 넣어야 했고
유리관으로 만든 인큐베이타에 들어 있는 딸을 보고
'유리 안나'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부부가 깨닫습니다.
아들과 딸을 만드시는 건 하느님이시니
이젠 하느님 뜻에 맡기고
"아들이건 딸이건 막 달래보자." 하며
다섯 번째 아기를 낳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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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부의 막내는 또 딸이었드래요.
막 달라고 청해서 난 딸의 이름은
'막달레나'입니다.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2023.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