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꽃잠 /김용택

뚜르(Tours) 2024. 3. 7. 11:54

 

 

꽃잠  /김용택

 

저기 저 남산 꽃산에 꽃 되어 가는 길

그대 만나 우리 함께 봄잠 들었네

잠자는 동안 꽃들은 피어나 우리를 덮고

새들은 날아 푸른 하늘 열었네

우리 둘이 꽃산 되어 깊은 잠 잘 때

어린 산 하나 꽃 속을 걸어나와

돌아다니며 놀다가

작은 꽃산 되어 우리 사이에 꽃잠 드네

우리 오늘 난생 처음 꽃 속에 꽃산 되어

식구끼리 행복한 꽃잠 잘 때

집집이 꽃 피어 울 넘고

마을에서 마을로 꽃길이 열리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