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저녁별 - 박형준

뚜르(Tours) 2024. 5. 21. 17:04

 

 

저녁별 - 박형준

작은 창을 두드리고 간 얼룩들.

물 빠진 담벼락에 기댄

꽃대가 허공에 밀어올리고 있다.

누구나 하나씩은

흘려보낸 바구니.

작은 창에

저녁별 들어와

그 환함이 오래오래

한 자리에 앉아 있게 할 때.

먼 세상의 내륙에 가 닿아

갈대밭에서 우는 새들.

바구니에 담긴

가엾은 아이

소금처럼 단단해져 꽃대 위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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