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파란만장 ​/오종문

뚜르(Tours) 2024. 11. 16. 21:38

 

 

파란만장  ​/오종문

 

오늘 이 외로움을 막아줄 방패 하나

한 사람 말동무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

필생에 어질러놓은 파란 많은 만 장 길

벌판 가로질러서 산맥을 타 넘으며

간절한 외침으로 온몸의 통증으로

얼음장 쩍 갈라지듯 생존의 벽 헐었다

세상은 고요하고 지나간 일 다 하얗다

여전히 위안의 말 허공에 얼붙었고

한 사랑 들여다보는 달의 빛이 내린다

―열린시학회 동인지 『산책할 때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고요아침,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