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4월의 꽃편지 /향린 박미리

뚜르(Tours) 2025. 4. 26. 12:00

 

 

4월의 꽃편지  /향린 박미리

 

 

아지랑이 필 즈음

부칠 거라던 내 마음의 편지

아직 마침표도 찍지 못했는데

목련은 길마다 하얗게

등을 내걸고 있다

 

꽃샘에 눌린 가슴

한 점 원망도 없이 저렇듯

화들짝 웃는 걸 보면 그 와중에도

진정을 다 해 가슴 연 사랑이

있었나 보다

 

그대에게 꽃인 줄만 알았던 나는

꽃그늘 아래서 사랑을

기다릴 줄만 알았던 나는

그대 가슴에 백열등처럼

눈부신 사랑인 적 있었을까

 

추운 내 마음만

아프다 여긴 미안함 빼곡히 적어

사월 속으로 부치면 지금도

그리운 채로 화안히 읽어주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