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 연중 제6주간 수요일-마르코 8,22-26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무엇이 보이느냐?”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22-26
그때에 22 예수님과 제자들은 벳사이다로 갔다. 그런데 사람들이 눈먼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는, 그에게 손을 대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23 그분께서는 그 눈먼 이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그에게 손을 얹으신 다음, “무엇이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24 그는 앞을 쳐다보며,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5 그분께서 다시 그의 두 눈에 손을 얹으시니 그가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된 것이다.
26 예수님께서는 그를 집으로 보내시면서 말씀하셨다.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우리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손을 얹으시는 예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바라시는 바가 무엇일까요?
우리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끼고 있는 색안경을 벗어버리기를 원하십니다. 나란 존재는 결국 아무것도 아닌 무(無)임을 자각하기를 바라십니다. 거짓과 위선, 자만심과 허영을 훌훌 벗어 던져버릴 것을 요구하십니다. 나의 한계, 나의 죄, 나의 실패, 꼬이고 꼬인 내 지난 삶과의 화해를 요구하십니다.
이런 가슴 쓰린 작업이 끝나는 동시에 따라오는 은총이 있습니다. 영혼의 눈을 뜨게 되는 것이지요. 내 약함과 형제들의 약함을 동시에 받아들일 힘이 생깁니다. 나뿐만 아니라 형제들을 단죄하지 않게 될 여유가 생깁니다. 현실을 똑바로 바라볼 능력이 주어집니다.
영혼의 눈을 제대로 한번 뜨고 싶으십니까?
방법은 단 한가지입니다. 이웃들을 향한 시선을 먼저 거두십니다. 그 시선을 자신의 내면으로 돌려보십시오. 자신을 솔직히 바라보도록 먼저 노력해보십시오.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닐 것입니다.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던 어느 날, 오랜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머리카락이 조금씩 희끗희끗해지는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우리 영혼의 눈은 활짝 떠져 있을 것입니다. 그 순간 하느님도, 이웃도, 나 자신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