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4528

잡초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날 아빠와 아들이 야외로 나들이하였는데아들이 이름 모를 풀을 보며 물었습니다. “아빠, 저 풀은 뭐예요?” “응, 잡초야!” 아빠는 아들에게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는데아들이 또 물었습니다. “그럼 저 풀은 뭔데요?” “응, 그것도 잡초야!” 그러자 아들이 희한하다는 얼굴로아빠에게 말했습니다. “모든 풀은 다 잡초예요?”  야생 종자 전문가인 강병화 교수는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17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제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이 세상에 잡초는 존재하지 않습니다.밀밭에 벼가 나면 그게 바로 잡초고,보리밭에 밀이 나면 그 역시 잡초가 되며산삼이라 해도 엉뚱한데 나면 잡초가 되는 것입니다.잡초란 단지 뿌리를 내린 곳이 다를 뿐입니다.들에서 자라는 모든 풀은 다 이름이 있고생명이 있습니다.” 잡초 같..

東西古今 14:17:03

남루한 삶을 자처한 세계 최고 건축가

1926년 오늘(6월 1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성 가족성당(Sagrada Familia) 인근 산타크루병원. 한반도에서는 순종의 장례식에 맞춰 ‘6.10 만세운동’이 벌어진 그날, 세계사에서 가장 위대한 건축가 가운데 한 명이 숨을 멈췄습니다. 안토니오 가우디가 사흘 전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로 실려왔다가 이날 천국으로 떠난 것입니다. 가우디는 남루한 옷차림에 너덜거리는 구두를 신고 평소처럼 인근 성당에 기도와 고해성사를 하러 가다가 전차에 치었습니다. 사람들은 노숙자로 알고 급히 이송하지 않았고 일부 택시 기사는 승차를 거부했습니다. 행인들에 의해 겨우겨우 병원에 옮겨졌지만 병원에서도 행려환자로 취급해 응급처치만 하고 방치하는 바람에 치료 시기를 놓쳐 버렸습니다. 가우디는 1915년부터 성 가족성당..

東西古今 2024.09.08

빨리빨리 문화

집 근처 대형마트에 갈 때면,문득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 실감하곤 합니다.갈 때마다 더 다양한 것들로 가득 차 있고별도의 요리 없이도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면몇 분 만에 든든한 한 끼를 챙겨먹을 수 있습니다.세상이 갈수록 더 편리해졌습니다.음식뿐만 아니라 커피나 빙수와 같은 식품도배달이 되지 않는 것이 없고,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이 없는 골목을찾기가 어렵습니다.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그 속도에 발맞춰 함께 변화하지 못하면어느새 뒤처지고 맙니다.특히나 한국인은 속도에 민감합니다.속도가 곧 경쟁력이라고 이야기할 정도입니다.'빨리빨리'는 세계 사람들이 다 아는유명한 한국말이 됐습니다.이렇게 속도를 강조하며 살다 보니인내하거나 참아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한국 사회에만연하게 되었습니다.인생..

東西古今 2024.09.07

우리의 모습 속에

얼마 전 어머님이 소천하셨습니다.장례를 마치고 가족들이 모여 어색한 식사를 하면서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냉장고에 있는 빈 반찬통을 때맞춰 채워주시고뉴스에 태풍이나 각종 사건 사고로우리 사는 지역이 나올 때면자식들이 사는 동네는 괜찮을까 노심초사걱정해 주시던 어머니...그렇게 항상 우리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어머니가이제는 더 이상 우리 곁에 없었습니다.이제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게 된어머니의 마지막 얼굴을 떠올리며누구 하나 말 한마디 없었지만,가족 모두 어머니와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렸고혹은 살아계실 때 잘못해 드렸던 시간을 후회하면서그렇게 멍하니 자기 밥그릇만 들여다보고있었습니다.그런데 남동생이 갑자기 우리에게 말했습니다.고개를 들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자는 것이었습니다.처음엔 가족 ..

東西古今 2024.09.06

어리석은 디딤돌

낚시꾼들이 가장 기분 좋을 때는자신이 큰 물고기를 잡았을 때가 아니라다른 낚시꾼이 큰 고기를 잡았다가 놓쳐버렸을 때그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는 우스개 같은이야기가 있습니다.옛말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머리 아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참지 못한다'내가 골치 아픈 상황에 놓인 것은 참을 수 있어도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보고 배가 아픈 것은참기 어렵다는 말입니다.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는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우리가 느끼는 대부분의'좋음'과 '나쁨'의 기준은 남들과의상대적인 비교 속에서 옵니다.어쩌면 우리는 때때로 내가 잘될 때 좋은 것보다,내가 시기하고 질투하는 누군가가 잘 되지 못할 때더 큰 기쁨으로 느낄 때가 있습니다.그러나, 조선시대 부자의 대명사로'노블레스 오블리주..

東西古今 2024.09.05

소와 가죽신

한 농부가 소를 끌고 집에 가고 있었습니다.그런데, 농부의 뒤로 수상한 두 남자가 보였습니다.한 남자가 옆에 있는 다른 남자에게 말했습니다."조금 기다려 봐,내가 저 소를 빼앗아 오겠네."그러자 다른 남자가 그 남자에게불가능한 일이라면서 그만 포기하라고 하자그 남자가 다시 말했습니다."두고 보면 알게 될 거네."사실 두 명의 남자는 소매치기였습니다.자신 있게 말했던 소매치기가 농부를 앞질러 가서새 가죽신 한 짝을 그가 발견하기쉽게 놓아두었습니다.농부는 산길을 계속 걸어가다가새 가죽신 한 짝을 발견하고 손에 집어 들으며한숨 쉬며 말했습니다."이거 너무 아쉽네?한 짝만 있으면 아무 소용없는데..."농부는 가죽신을 다시 바닥에 놓아두고다시 소와 함께 집으로 향했습니다.그렇게 조금 더 걸어 모퉁이를 돌자조금 전..

東西古今 2024.09.04

산에 오르는 네 사람

산에 오르기 위해 모인 네 사람이 있었습니다.네 사람은 모두 정상에 도착했지만,그 과정은 달랐습니다. 먼저 첫 번째 사람은 산에 오르기 위해새 등산화를 마련해서 산에 올랐는데등산화가 발에 잘 맞지 않아 계속 투덜거리며산에 올랐습니다. 두 번째 사람은 산 중턱에서 경치를 바라보다양 떼 무리와 숲으로 둘러싸인 집을 보더니‘저런 곳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에오랜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습니다. 세 번째 사람은 작은 구름만 봐도‘비가 쏟아져 혹시라도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라며전전긍긍 올라갔습니다. 마지막 사람은 산에 오르며나무와 풀, 바위와 계곡을 보며 감탄했고자연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정상에올랐습니다.  인생은 등산하는 것과 같습니다.정상에 올라가야 아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과연 ‘나’는 ..

東西古今 2024.09.03

불평도 습관이다

어느 마을에 늘 불평만 하는 농부가 있었습니다.늘 농부의 눈에는 아름다운 것이 없었고귀에는 좋은 소식이 없었기에 마을에선이미 소문난 투덜이였습니다.비가 조금만 와도 홍수 걱정을 하며 투덜거렸고,햇빛이 비쳐도 가뭄 걱정을 하며 소란을 피웠습니다.해충이 조금만 눈에 띄어도 온 곡식에피해를 보는 것처럼 걱정해 밤을 지새우기일쑤였습니다.어느 해에는 유례없는 풍작을 이뤘고곡식값까지 껑충 뛰어 마을 사람들이 기뻐했습니다.늘 농부의 불평만 듣던 마을 사람들은풍작만큼은 기뻐할 것 같기에 농부를 찾아가물어봤습니다."이보게, 올해는 풍년이라 좋겠어?"그러나 농부는 이렇게 투덜거리면서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괜찮긴, 풍년으로 인해서 땅에는몹시 해로울 거야."항상 불평하는 사람은감사할 일에도 작은 불평을 하고항상 감사하는 사람..

東西古今 2024.09.02

아빠 친구들의 행동

한 식당에서 10여 명의 남자가 모였습니다.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함께 식사하며모두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그런데 한 친구가 두세 살쯤 되어 보이는딸을 안고 친구들 사이에서 천천히 밥을 먹습니다.어린아이를 안고 식사를 하는 일이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그렇게 고군분투하는 애 아빠를 친구들은흐뭇한 미소로 바라봅니다.아빠가 한참 어르고 달래준 끝에 마침내아이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합니다.잠든 아이를 안고 밥을 먹는 것도 쉽지 않지만그게 어딥니까?그러자 한 친구가 다가가 잠든 아이를슬쩍 들어 올리더니, 아이가 깨지 않게능숙한 자세로 안았습니다.양손이 자유로워진 아빠는 편안하게음식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잠시 후 또 다른 친구가 아이를 안아주어서처음 아이를 안아준 친구도 다시 편하게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그렇..

東西古今 2024.09.01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

19세기 후반 프랑스에는 닭 콜레라가 창궐했는데이 병은 감염된 닭이 심각한 병색을 나타내면서 앓다가며칠 버티지 못하고 죽게 되는 급성 질환인데당시 통계에 따르면 닭 콜레라는닭 사망률의 10퍼센트를 차지할 정도였습니다.과거 포도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미생물에 오염되면부패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던 루이 파스퇴르는원인균을 찾아내기 위해 닭 콜레라균을 배양해건강한 닭에 투입하는 실험을 계속했습니다.배양된 균이 주입된 닭은 닭 콜레라 증상을 보이다가죽어 나갔습니다.그러다가 우연히 몇 주일 방치된 닭 콜레라균을건강한 닭에 주입하게 되었는데 놀랍게도이 닭은 질병으로 죽지 않고 살아남았고이후 더 강한 균을 주사해도 닭이죽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파스퇴르는 그 뒤로 닭 콜레라균의병원성을 충분히 약화시킨 후 예방접종을 하..

東西古今 2024.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