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s(손님들에게)
가난하지만 행복 학교에 같이 다니는 친구가 있다. 늘 밝게 웃고 늘 감사하고 찡그리는 법이 없다. 삶도 여유 있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그 친구 집에 가보게 되었다. 청소가 안됐노라고 굳이 다음에 오라고 했지만 왠지 난 그 날 그 친구 집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 친구에겐 예쁜 딸들이 셋 있는데 맛있는 것도 사주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그 예쁜 친구가 사는 집은 상상이 안될 만큼 허름한 집이었다. 10평도 안되는 초가집에 달랑 방 한 칸에, 벽은 여기저기 허물어져 방바닥에서 흙이 밟혔다. 아이들 책상도 하나 없고 장롱은 문짝이 떨어져 이불이 곧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난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친구는 늘 밝게 웃었고 행복해 보였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남편은 늘 이른 새벽에 나가 공사현장에서 밤늦게 돌아온다. 그러나 이전에 진 빚이 있어서 벌어오는 돈은 생활비로 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음날 친구는 일하는 곳에서 월급 30만원을 받았는데 아이들이 거의 1년 동안 고기를 못 먹었다며 택시를 타고 돈 30만원을 농협에서 찾아서 바로 닭갈비를 먹으러 갔단다. 날아갈 듯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며 엄마는 오늘만큼은 아이들 먹고 싶은 만큼 실컷 먹게 하리라고 다짐하고 닭갈비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너무 들뜬 나머지 30만원이 든 지갑을 택시에 그대로 둔 채 내려서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 들어가 주문을 하려는데 그 때서야 지갑을 잃어버린 것을 알았다.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집으로 걸어서 아이들과 돌아오면서 엄마도 아이들도 함께 울었단다. 집에 돌아와 늘 먹던 라면으로 저녁을 대신했다. 특히 막내는 그 날 먹지 못한 닭갈비 때문에 엉엉 울다가 잠이 들었단다. 이 이야기를 듣는 나도 울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이 이야기를 남편에게 했더니 당장 닭갈비 먹으로 가자고 했다. 남편의 차로 그 친구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닭갈비집에 가서 그렇게 먹고 싶었던 닭갈비를 실컷 먹여주었다. 그렇게 맛있게, 행복하게 먹는 걸 처음 보았다. 언젠가 친구가 아이들이 입던 작은 옷을 누군가에게 보내야겠다고 챙기자 막내딸이 이렇게 말했단다. "엄마! 우리도 나누어 줄 게 있다니 행복해요!" 라고. - 주 안 에님 글에서 - ♬배경음악:Mary Jane / Tsunoda Hi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