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연중 제15주간 토요일)
말씀의 초대
미카 예언자는 불의를 일삼는 착취자들을 꾸짖는다. 주님께서는 그들이 재앙의
때를 맞을 것이라고 예언자에게 선포하게 하신다(제1독서). 이사야 예언자가 하느
님께서 당신 마음에 드는 이에게 당신의 영을 주시리라고 예언한 것은 예수님을 뜻
한 것이다. 주님의 종 예수님께서는 예언서의 말씀대로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
지 부러진 갈대를 꺽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신다. 민족들은 그분의 이
름에 희망을 건다(복음).
제1독서
불행하여라, 불의를 꾀하고 잠자리에서 악을 꾸미는 자들! 그들은 능력이 있어,
아침이 밝자마자 실행에 옮긴다. 탐이 나면 밭도 빼앗고, 집도 차지해 버린다. 그들
은 주인과 그 집안을, 임자와 그 재산을 유린한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이 족속을 거슬러 재앙을 내
리려고 하니, 너희는 거기에서 목을 빼내지 못하고, 으스대며 걷지도 못하리라. 재
앙의 때이기 때문이다.
그날에는 사람들이 너희를 두고서 조롱의 노래를 부르고, 너희는 서럽게 애가를
읊으리라. '우리는 완전히 망했네. 그분께서 내 백성의 몫을 바꾸어 버리셨네. 어떻
게 우리 밭을 빼앗으시어 변절자들에게 나누어 주실 수 있단 말인가?'
그러므로 너희를 위하여 제비를 뽑고 줄을 드리워 줄 이가, 주님의 회중에는 아무
도 없으리라."(미카 2,1-5)
복음
그때에 바리사이들은 나가서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 일을 아시고 그곳에서 물러가셨다. 그런데도 많은 군중이 그분
을 따랐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모두 고쳐 주시면서도, 당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보아라, 내
가 선택한 나의 종, 내가 사랑하는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내 영을
주리니, 그는 민족들에게 올바름을 선포하리라.
그는 다투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으리니, 거리에서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
하리라. 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마태 12,14-21)
오늘의 묵상
예언자는 하느님의 '얼굴'을 우리가 떠올리게 이끌어 주는 사람입니다. 예언자의
언어는 아무 때나 꺼내 쓸 수 있는 추상적인 관념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유일무이한
'현재적 시점'에서 대하게 하는 말씀입니다. 수천 년 전에 살았던 예언자의 말이 우
리에게 다가오며 시급성을 지니는 이유입니다. 예언자의 언어는 그의 존재와 삶 모
두를 지극히 생생하게 간직하는 육신성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더없이 투명합니
다. 자신에 대한 관심에서 정화되어 오롯이 하느님의 목소리를 담는 그릇이기 때문
입니다.
예언자의 말을 제대로 듣는 다는 것은, 우리가 그 안에서 지금 여기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음성'과 '얼굴'에 사로잡히는 것을 뜻합니다. 예언자의 말은 육신을 취하
신 말씀을 닮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이신지를 탁월하게 밝혀 주는 이유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오늘 복음에서 이사야 예언자의 말을 통하여 당신께서 누구이신지
를 알려 주고 계십니다. 말씀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얼굴'을 직관적으로 감지할
수 있으나, 다 헤아리지는 못합니다. 그분의 얼굴은 우리의 파악 능력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언자의 목소리가 전해 주는 하느님의 얼굴은 여러 모습인 듯
하고, 모순적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자비와 정의 심판과 용서의 말씀이 한꺼번에
우리에게 쏟아집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모순적으로 보인다면 그것은 우리가 예언자
의 말을 인간의 말로만 알아들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예언자의 언어를 하느님의 살아 있는 말씀으로서 대할 때, 우리는 먼저 우리의 습
관적인 삶이 흔들이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변화하는 삶을 체험합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에게 모순으로 보였던 하느님 얼굴의 살아 있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바로 지금, 예언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할 시간을 맞고 있습
니다.(매일미사에서 옮겨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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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도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
저희가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공경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모든 사람을 사랑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아멘!"
2014. 7. 19.
Marti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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