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가면 원숭이 잡는 덫이 있습니다.
원숭이 손이 간신히 들어가게 구멍을 만들어 놓고 그 속에 과일 하나를 넣어 둔 것입니다.
별게 아닌 것 같지만 얼마 후 가보면 원숭이는 영락없이 잡혀 있습니다.
냄새를 맡고 온 녀석은 손을 넣어서 과일을 잡고 손을 빼려고 용을 쓰지만 결코 빠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일만 놓으면 손을 빼서 달아날 수 있으련만 끝내 놓지 않습니다.
요즈음 가만히 보면 원숭이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사람도 ‘욕망의 덫’에 그렇게 걸리는 것은 아닌가 묻게 됩니다.
돈, 권력 그리고 이념이 과일처럼 그렇게 달콤한 때문일까?
그것 하나만 놓으면 세상 정말 편하게 존경 받고 잘 살 것 같은 귀한 분들이 못 그러니 말입니다.
그런데 원숭이 덫보다도 ‘욕망의 덫’은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혼자만 걸려드는 것이 아니라 뒤에 줄 섰던 사람, 별 상관없던 생사람들까지 죄다 끌려 들어가니 말입니다.
어쨌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덫에 치여 정신을 잃고 다급하게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을 보면
욕심을 못 버리게 만든 조물주의 심술이 아무래도 좀 심해 보입니다.
김 종 서 /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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