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볼륨을 높이는 순간
파르르 꽃잎 흔들리고
흔들린 폭만큼 지구가 기우네
바람에 길들인 바람은
꽃의 눈물을 알지 못하고
무게를 얹고도 무게가 없는
꽃은 말을 잃은 지 오래
그림자 부풀린 바람이 다녀가고
붉은 피를 쏟으며 으스스 지는
꽃잎 쓸쓸히
우주의 무늬를 따라가네
바람의 패총을 확인하는
길 위에서의 저물녘
한 때의 전성기가 후드득 지고 있네
- 유진, 시 '적요를 걷다'
2024년이 지고 있습니다.
바람 불어, 꽃이 지기도 했지만
나름 기쁜 일도 있었습니다.
감사와 기원을 동시에 품는 저물녘입니다.
올해도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색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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