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일년 중 가장 큰 축일로 지내는 예수 부활 대축일이다.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아 예수 부활 교리 주요 내용과 의미에 대해「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중심으로 알아본다. ▨부활 교리와 의미 가톨릭 신자들은 매주일 미사 때마다 신앙고백을 통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흘 만에 부활하셨다'고 장엄하게 선언한 다. 교회는 예수 부활이 "그리스도께 대한 우리 신앙 진리의 정수"라고 가르친다. ◇부활은 역사적이며 역사를 초월하는 사건 예수 부활과 관련해 우선적으로 제기되는 물음은 예수 부활이 참으로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확실하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예수가 묻혔던 무덤이 비어 있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활하신 예수를 보았다는 증인들의 증언이 있다는 것이다.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은 무덤이 비어 있음을 직접 확인했을 뿐 아니라 이들은 부활하신 예수를 직접 만나뵈었다고 직접 증언하고 있다. 이 두 가지는 예수 부활이 역사적 사실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신앙은 부활이 역사적 사실이지만 또한 역사를 초월하는 사건이라고 고백한다. 빈 무덤과 부활하신 예수를 만났다는 증언들이 있지만 어느 누구도 예수의 부활 사건 자체를 목격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활이 물리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부활은 역사를 초월하는 사건, 곧 하느님께서 개입하신 사건이다. 그래서 예수 부활은 신앙의 대상이 되는 사건이다. 예수를 죽음으로부터 부활시키신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것이다. ◇부활의 의미 예수 부활은 구약에서 예고된 예언과 예수께서 생전에 하신 말씀과 행업이 옳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사건이다. 그래서 부활 사건은 예수께서 참으로 구약에서 예고된 메시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확증해 준다.
교회는 또 "예수님께서는 당신 죽음을 통해서 우리를 죄에서 구해주시고, 당신 부활을 통해서 우리에게 새 생명의 길을 열어주신다"고 가르친다. 즉 예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부활하신 그분의 은총에 힘입서 새로운 생명을 얻어 살아가게 됐다는 것이다.
나아가 예수 부활은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이요 하느님의 아들로 믿고 그분의 가르침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도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따라 부활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해준다.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가 전한 것도 헛된 것이요 여러분의 믿음도 헛된 것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나셔서 죽었다가 부활한 첫 사람이 되셨습니다"(1고린 15,14.20)
▨부활시기 전례와 생활 ◇부활시기 전례 특징 교회는 예수 부활 대축일부터 50일간을 특별히 부활시기로 경축하며 지낸다. 유다인들은 출애굽 사건을 기념하던 과월절(파스카) 축제 후 50일째 되는 날에 오순절 축제를 지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새로운 출애굽 사건인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곧 파스카 축일을 지낸 후 50일째 되는 날에 성령강림대축일을 지낸다. 이것은 오순절에 제자들이 성령 강림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부활시기 전례의 가장 큰 특징은 기쁨과 찬미이다. 그래서 사순시기에 금했던 '알렐루야'와 대영광송을 다시 노래하며, 미사 때마다 부활 초를 밝힌다. 사제 제의는 기쁨을 나타내는 백색으로 바뀌며, 삼종기도도 부활삼종기도를 바친다. 교회는 부활시기 50일 동안 매일 매일을 부활 축제를 지내듯이 기쁘게 지내도록 권고하지만 특별히 부활시기 첫 8일간을 대축일처럼 지낸다. 이를 부활8일 축제라고 부르는데 부활의 기쁨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부활 대축일 날짜는 어떻게 정하나 유다인들은 초봄의 만월인 니산달 14일을 파스카 축제일로 지냈다. 교회는 처음에는 이런 관습을 받아들여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일 바로 다음 주일을 부활 대축일로 지냈다.
그러다가 325년 니케아 공의회 때에 부활 대축일 날짜를 정했다. 이에 따르면 부활 대축일은 춘분(3월21일)이 지난 후 첫 보름달(만월) 이 뜨고 난 첫 주일에 지내게 된다. 올해의 경우 3월21일 이후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음력 15일)이 3월24일이어서 바로 그 다음 주일인 3월27일을 부활 대축일로 지내는 것이다. ◇부활과 생활 교회는 부활시기에만 예수 부활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는 매주일을 주님의 날로 지내는데 이 역시 부활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날이 안식일 다음날 곧 주일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교회는 모든 신자들이 함께 하는 가운데 예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의 신비, 곧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고 재현하는 성체성사를 거행하는 가운데 주님과 일치하는 기쁨을 나누며 주님께 찬미를 드린다.
또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주님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 가운데 가운데 함께 하신다. 주님 친히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 20,18)고 하셨기 때문이다. 나아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마태 25, 40)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할 때 만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부활을 기뻐하는 것 못지않게 우리 자신이 예수님을 닮아 부활의 삶을 사는 것이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 노래했듯이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심고,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전하며, 받기보다는 주는 삶을 사는 일이다.
그것이 부활한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우리 힘만으로는 불가능해 보일지 모르나 부활하신 주님 은총에 힘입어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