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朴, 소탈함·썰렁유머로 좌중 사로잡다

뚜르(Tours) 2010. 9. 15. 12:46

18代 들어 與 전체 여성의원들과 첫 자리 "朴 前대표가 이렇게 유머감각 있을 줄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14일 당 소속 여성 의원들과 막걸리를 곁들인 오찬을 함께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에게 제안해 이뤄진 이날 모임에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최측근인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포함해 한나라당 여성 의원 23명 중 15명이 참석했다.

나 최고위원은 "18대 국회 들어 박 전 대표가 전체 여성의원들과 자리를 함께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참석자 가운데는 친이계 의원들이 많아, 이날 모임이 지난달 21일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단독회동한 이후 박 전 대표가 보이고 있는 '보폭 확대'의 일환이란 해석이 나왔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왼쪽)가 14일 오후 같은 당 나경원 최고위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 들어서고 있다. 나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에게 제안해 이뤄진 이 모임에는 전·현직 보건복지부 장관인 전재희·진수희 의원을 비롯, 한나라당 여성의원 15명이 함께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한 참석자는 "박 전 대표가 '농촌 지역에 있는 어르신들은 물리치료를 받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쉽게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나 최고위원이 '시골에는 마을 회관이 잘 돼 있으니까 그곳을 중심으로 의료 순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친이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특유의 '썰렁 유머'를 소개하면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면서, "박 전 대표가 그렇게 소탈하고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이란 걸 처음 알았다"고 했다. 이날 박 전 대표가 소개한 '썰렁한 유머'는 우선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3단계는? 첫째 냉장고 문을 연다. 둘째 코끼리를 넣는다. 셋째 냉장고 문을 닫는다"였다. 이어 "집보다 높이 뛰는 사람은? 모든 사람. 집은 뛰지 못하니까", "뉴욕에 사는 사람을 캘리포니아에 묻는 방법은? 없다. 산 사람을 묻을 수 없으니까" 등의 이야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퇴임 신고식으로) 제가 밥을 사야 하는데 나 최고위원이 급이 높아 산다"고 하자 "오늘만 날인가요"라고 답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오찬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이 모임을 정례화하자"고 제안했고 박 전 대표는 고개를 끄덕여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