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성공시키자" 친박진영과 갈등 해소…후반기 國政 안정 도움
"정권 재창출 공동 노력" '공정한 대선관리' 메시지… 朴 "가장 성공적인 회동"
이명박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으로 두 가지 큰 정치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토대와 정권 재창출을 위한 본격적인 당내 경쟁 구도다.
◆MB "많은 후보들이 경쟁해야"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21일 회동에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여권(與圈)에선 "'이명박 정부의 성공'은 청와대 쪽, '정권 재창출을 위한 공동 노력'은 박 전 대표 쪽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하고 있다.
- ▲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1일 전격 회동해 오찬을 함께했다. 1시간35분간 진행된 오찬에 앞서 두 사람이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배석자가 없었던 이날 회동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제공
이 대통령으로선 임기 후반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그러나 국회에서 180석(미래희망연대 포함)을 갖고도 친박(親朴) 진영과의 갈등으로 사실상 소수당처럼 돼버렸다. 박 전 대표가 '정부 성공에 같이 노력'하기로 한 것은 그런 부담을 덜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또 박 전 대표 측은 회동 사전 접촉에서 "공정한 대선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측은 "박 전 대표가 그런 이야기를 직접 할 분이 아니다"고 했지만, 주변에선 그같은 요구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은 "정권 재창출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갖고 있는 생각은 여권과 보수 진영에 좋은 후보가 많아야 한다는 것 하나뿐"이라며 "확실한 정권 재창출만 할 수 있다면 박 전 대표를 거부할 생각이 없다. 대통령은 누구 편도 아니고 '이길 수 있는 후보'의 편이라는 뜻을 분명히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번 회동이 역대 가장 성공적"이라고 했다. 이런 반응이 '차기 구도'와도 관련된 것이라면 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차기 경쟁 구도도 이번 회동으로 완성된 셈이다. 정몽준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는 그동안 이 대통령과 정국에 대한 의견을 교환해왔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도 인준이 통과되면 정례 회동을 갖게 된다. "킹메이커가 아니라 스스로 후보가 되려 한다"는 말이 최근에 부쩍 나오는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는 이 대통령 측근이다. 소장파 출신 원희룡 의원도 당 사무총장으로 발탁했다. 여기에 최고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박 전 대표와의 관계까지 무난하게 풀리고 소통이 이뤄진다면 이 대통령으로선 최상의 구도가 되는 셈이다.
◆MB '친서민'과 박근혜 '약자 보호'
양측 핵심 참모들은 그러나 이날 언론에 "정치적인 측면보다 국정 방향과 관련된 두 사람의 공감대에 좀더 주목해달라"고 공통적으로 당부했다. "작년 9월 회동과 마찬가지로 '개헌' 같은 이야기는 없었을 것"이라며 "남북문제와 국제 정세, G20회의에 대한 대화와 함께 경제정책의 큰 방향에 있어 두 분 생각이 거의 완전히 일치한다는 점에 공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친서민'과 '공정한 사회'를 집권 후반기 핵심 정책 방향으로 내걸고 있다. 박 전 대표 역시 작년부터 "복지국가" "약자 편에서 생각하라는 어머니의 가르침" "아버지의 궁극적인 꿈은 경제 성장 자체가 아니라 '복지국가' 건설" "삶의 질을 높이고, 국격을 높이는 것"을 강조해 왔다.
두 사람은 이날 한우 스테이크에 와인도 한 잔씩 마시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오찬을 함께했다고 한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박 전 대표는 회담을 마친 뒤 차에 오르며 정진석 정무수석에게 '(회동을) 준비하느라 애 많이 쓰셨다'고 밝은 표정으로 웃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굴이 가지고 있는 깊은 뜻 (0) | 2011.01.29 |
---|---|
朴, 소탈함·썰렁유머로 좌중 사로잡다 (0) | 2010.09.15 |
故 육영수 여사 生家 복원… "3정승 집" 이름난 99칸 한옥 (0) | 2010.08.20 |
"미래로 가려면 약속 지켜야" (0) | 2010.06.30 |
[만물상]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눈물 (0) | 2010.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