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연중 제14주간 수요일)
말씀의 초대
호세아 예언자는 이스라엘이 풍요 속에 마음은 거짓으로 가득 차고 우상 숭배에
빠졌다고 질타하며 그 죗값을 치를 것이라고 선언한다. 사마리아는 망할 것이며,
사람들은 고통에 울부짖을 것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사도를 뽑으시고
파견하시며 당신의 권한을 주셨다.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
여라"(복음).
제1독서
이스라엘은 가지가 무성한 포도나무, 열매를 잘 맺는다. 그러나 열매가 많을수
록 제단들도 많이 만들고, 땅이 좋아질수록 기념 기둥들도 좋게 만들었다.
그들의 마음이 거짓으로 가득하니, 이제 죗값을 치러야 한다. 그분께서 그 제단
들을 부수시고, 그 기념 기둥들을 허물어 버리시리라. 이제 그들은 말하리라. "우
리가 주님을 경외하지 않아서 임금이 없지만, 임금이 있다 한들 우리에게 무엇을
해 주리오?"
사마리아는 망하리라. 그 임금은 물 위에 뜬 나뭇가지 같으리라. 이스라엘의
죄악인 아웬의 산당들은 무너지고,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그 제단들 위까지 올라가
리라. 그때에 그들은 산들에게 "우리를 덮쳐 다오!", 언덕들에게 "우리 위로 무너
져 다오!" 하고 말하리라.
너희는 정의를 뿌리고, 신의를 거두어들여라. 묵혀 둔 너희 땅을 갈아엎어라.
지금이 주님을 찾을 때다. 그가 와서 너희 위에 정의를 비처럼 내릴 때까지.(호세
10,1-3.7-8.12)
복음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을 비롯하여, 그의 동생 안
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토마
스와 세리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열혈당원 시몬, 그리고 예수
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예수님께서 이 열두 사람을 보내시며 이렇게 분부하셨다. "다른 민족들에게 가
는 길로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들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마라.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마태 10,
1-7)
오늘의 묵상
오늘의 복음은 매우 간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두 사도를 뽑으시고, 그들에게
사람들을 치유하는 권한을 주시며 파견하십니다. 복음은 사도들의 이름을 하나하
나 전해 줍니다. 이 짧은 복음에 오래 머물면서 사람이 지니는 품위와 가치가 어디
에서 오는 것인지를 깊이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사도들에게 권한을 주셨다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감히 바랄 수 없는
위대한 일을 하도록 당신의 사명을 맡긴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사도들의 이름을
일일이 알려 주는 것은 이러한 사명이 각 사람의 고유함에 위탁되고 있음을 뜻합니
다. 주님께서는 다른 누구로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인 '나를 바라보시며 초대하시
고 사명을 부여하십니다. 그런데 복음서는 사도들의 이름 말고는 그들에 관한 다
른 어떤 것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이는 사도들이 개인의 적합성이나 대단한 재능
때문에 선택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암시합니다.
주님께서는 각 개인의 고유함을 잊지 않으시고 당신의 일을 하도록 각별히 부르
시지만, 그 이유가 그 사람의 뛰어남과 특별함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자신이 해낼 수 있다고 믿는 대단한 일이, 사실은 주님께서 하실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님을 명심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주님의 일에 참여할 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스스로를 주님
의 도구로 기꺼이 내어놓는 마음입니다.
언젠가 800년의 역사를 지닌, 세게에서 가장 오래된 합창단인 독일의 '라이프치
히 성 토마스 소년 합창단'에 대한 기록 영화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음악의 아
버지'라 불리는 바흐가 30년 가까이 지휘자로 활동한 합창단으로, 그의 음악에 대
한 뛰어난 공연으로 유명합니다. 이 합창단의 현 지휘자가 어느 공연의 예행연습에
서 단원들에게 하는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자만
위대한 작품에 참여함으로써 특별해진단다." 단원인 소년들은 열 살에서 열여덟
살의 나이입니다.
우리 모두는 고유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주님의 일을 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
다. 이보다 위대한 일은 없습니다. 각자의 부족함을 낱낱이 알고 계심에도 아무런
조건 없이 당신의 일을 하도록 사명을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기꺼이 응답해야
겠습니다.(매일미사에서 옮겨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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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를 자애로이 이끄시어,
사랑하시는 성자의 이름으로 저희가 옳은 일에 힘쓰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7. 9.
Marti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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