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홍수희
조금만, 조금만 더 찬찬히
생각해보면
세상 고맙지 않은 일 없네
내게 잘 해준 사람이거나
내게 못 해준 사람이거나
내 맘에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남겨준 사람이거나
다 저마다의 손가락으로
내 마음이 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네
내 마음이 앉아야 할
자리를 가리키고 있었네
당장은 서운하고 언짢은 일로
보이더라도
지나고 보면
삶이 모두 스승이었네
나 하나 잘되라고
때로는 채찍도 서슴지 않는
고마운 스승이었네
비바람 치던 어느 봄날
그 화려한 꽃비 속에서
밟힐 듯 아슬아슬
노랗게 작은 미소를 짓던
발아래 납작한 민들레 한 송이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내게는 고마운 스승이었네
출처 : 카페 '사랑의 향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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