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감꽃 목걸이 / 복효근

뚜르(Tours) 2023. 6. 16. 14:11

 

감꽃 목걸이  / 복효근

 

"감꽃은 먹을 수 있는 꽃이란다"

가르치며 아삭 씹어서 먹어보이는데

딸아이는 "너무 예뻐 못 먹겠어요"한다

순간

입 가득 고이는 꽃의 피……

그래, 먹을 수 있다는 말은 굳이 먹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라고

꽃은 꽃이라고

내 황량한 미학을 수정하면서,

꽃으로 피어나는 내 딸아이에게

감꽃 실에 꿰어 목걸이를 둘러주고 싶었다

- 복효근,『새에 대한 반성문』(시와시학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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