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중복 /나상국

뚜르(Tours) 2023. 7. 21. 08:39

 

중복   /나상국

 

 

하지로부터

네 번째 경일이라는 오늘

중복이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룬 밤

바람 한 점 그리워

창문을 모두 열어 놓았지만

바람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콧구멍도 보이지 않는다

벌거벗은 몸 위로

어디서 기어 나왔는지

바구미 한 마리

바람처럼 내달린다.

복달임 음식

분명 삼계탕에 들어갈

찹쌀을 야금야금

갉아 먹었을 게다.

날도 더운데,

땀으로 눅눅해진

몸뚱아리를

운동장 삼으려는지

수영장 삼으려는지

바구미 한 마리

생을 재촉하고 있다.

삼복더위에

닭도

개도

장어도 살기 위해서

몸을 바짝 낮출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