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나상국
하지로부터
네 번째 경일이라는 오늘
중복이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룬 밤
바람 한 점 그리워
창문을 모두 열어 놓았지만
바람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콧구멍도 보이지 않는다
벌거벗은 몸 위로
어디서 기어 나왔는지
바구미 한 마리
바람처럼 내달린다.
복달임 음식
분명 삼계탕에 들어갈
찹쌀을 야금야금
갉아 먹었을 게다.
날도 더운데,
땀으로 눅눅해진
몸뚱아리를
운동장 삼으려는지
수영장 삼으려는지
바구미 한 마리
생을 재촉하고 있다.
삼복더위에
닭도
개도
장어도 살기 위해서
몸을 바짝 낮출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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