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고백 / 손수진
며칠 전 동창이 며느리를 본다카는 청첩장을 받은기라
생전 양복 입을 일이 있어야제
유행지난 양복을 꺼내 입고
그래도 맹세기 아~들 결혼식 축하자린데 네꼬타이까지 메고 안 갔띠나
어예어예 물어 식장을 찾어가 유리문 앞에 섰는데
머리도 희끗하이, 배도 뽈록 나온, 어데서 마이 본 이가
내맨치로 빨간 네꼬타이를 메고 서가 날 보고 안있나
그래, 아는인 갑다 싶어가 악수를 청할라카이
아, 글쌔 그기 내모습이지 머로
세상에, 이리 띠리한기 어딨노
- 손수진,『붉은 고백』(한국문연,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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