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일이 생길 때
무표정하거나 뒤늦게 웃는 사람이 있다
웃기는 사람보다 그 얼굴이 더 웃겨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날 때가 있다
낯모르는 사람이 다가와 웃을 때
그 얼굴을 잘 사용할 줄 몰라 더듬거리다
얼굴도 웃음도 다 버릴 때가 있다
숙달된 얼굴은 더듬거리지 않는다
말이 꼬여도 웃어주고
입모양을 수선하지 않아도 알아듣는 세상
얼버무려도 잘 통하는 그 얼굴
내가 꿈꾸는 하늘이며 얼굴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다.
- 이규정, 시 '숙달된 얼굴은'
숙달된 얼굴은 자주 본 사이라는 겁니다.
친숙하게 지내는 관계라는 겁니다.
말하지 않아도 표정으로 알아듣는 사이,
꾸미지 않아도 이해하는 자연스런 관계.
만든 표정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편함이 있습니다.
<사색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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