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는 많은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이 비극적인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펼친 소방관들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제발 한 명이라도 살아만 있기를...
가족들과 온 국민의 간절한 염원을 모아서 소방관들은
불길 속에 자신의 몸을 내던졌습니다.
사고 현장의 수습이 끝나고
모두가 큰 슬픔과 절망으로 할 말을 잃은 지금,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 또 다른 불길을 진압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습니다.
소방관들은 너무나도 참혹했던 그날의 구조 현장 속에서
그들의 마음속에는 쉽게 꺼지지 않을
깊은 상처와 슬픔, 트라우마가 남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마음의 아픔과 상처를
누구에게도 이야기하기 어려워합니다.
이 사고를 통해 가장 마음이 참담할 이들이
자신들이 아니라 유가족분들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2월 29일 여객기 사고 이후
소방관을 포함해서 500여 명이 동원돼 10시간 넘게
희생자를 수색하고 시신을 수습했습니다.
그중에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현장에 투입되었던 구급대원도 있었습니다.
십수 년간 사고 현장에 뛰어든 베테랑 소방관들마저도
10년 만에 다시 맞닥뜨린 참혹한 모습에
슬픔과 고통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소방관 중에는 이웃을 잃은
아픔을 삼키며 현장을 지켰던 이들도 있었습니다.
희생자 중 지역에서 단체 관광을 떠난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았는데,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과 평소 밝게 인사를 나누던
지인이나 이웃들이 있었기 때문에 말로 형용하기 힘든
슬픔과 상실감과도 싸워야 했습니다.
화재 현장, 구조 현장 등 사람의 목숨이 달린
긴급한 상황 속에 투입되는 소방관들은
늘 여러 종류의 위험을 직면합니다.
"살려주세요"라는 다급한 목소리,
구조하지 못한 생명에 대한 죄책감,
반복되는 충격적인 기억은
그들의 마음에 깊은 흔적을 남깁니다.
소방공무원 52,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소방공무원 마음 건강 설문조사' 결과
소방관 중 23,060명(43.9%)은 PTSD, 우울증, 수면장애 등
주요 심리 질환 4개 중 적어도 1개 이상에서
관리나 치료가 필요한 위험군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에 비해 소방관들의 심리 치료에 대한
대책과 지원은 아직 미흡한 실정입니다.
서울 지역 소방관 1,05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45%가 업무로 인해 트라우마를 경험했으며,
이들 중 74%는 트라우마 치료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소방관들은
출동 당시 들었던 출동 벨 소리, 사고 현장의 끔찍한 잔상,
심폐소생술 실패나 개인 미숙으로 인해
구해내지 못했던 피해자들의 잔상 등,
매일 밤 반복적인 정신적 고통과
신체 증상을 경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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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참사로 많은 이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꺼지지 않을
아픔과 슬픔의 불씨를 남겼습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소방관들은 정작 자신의 마음속 불씨는
스스로 진압하지 못한 채 남들보다 더 오래도록
괴로움과 슬픔 속에 살아갈 것입니다.
피해자와 남겨진 유가족들의 상실감에 비하면
자신들의 아픔은 비할 바가 아니란 것을 알기에,
그들은 오늘도 머리와 가슴을 움켜쥐며
구조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어쩌면 소방관들의 마음에 발생한
또 다른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것은
우리밖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따뜻한 하루는
이번 12월 29일 여객기 사고 현장에 투입되었거나
그밖에 끔찍한 사고 현장에 투입되었던
소방관분들의 마음을 치료하고 위로하는 일에
앞장서고 싶습니다.
= '소방관들의 마음에도 방패가 필요합니다' 후원 계좌 =
신한은행 : 100-031-941158
(사단법인 따뜻한 하루)
따뜻한 하루 가족분들의 소중한 관심과 정성이
지금, 이 순간에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소방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제 상실과 절망 속에 있는
소방관분들을 향한 우리의 관심과 사랑으로,
우리 모두를 덮쳤던 그 슬픔의 불길과
싸울 차례입니다.
따뜻한 하루는 소방청과 함께
모금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따뜻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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