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의 가지치기를 하고 있다 보면, 마치 마취도 없이 외과 수술을 하는 것 같은 날이 있다.
어떤 날은 나무가 분명한 거부 의사의 일인시위를 하는 것 같은 날도 있다. 내 전지가위에서
잘려 나간 가지에 꽃눈이 맺혀있는 것을 보는 날이다.
- 김신용, 에세이 ‘전지라는 것’ 중에서
봄의 과수원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가지치기라는군요.
‘가지와 가지 사이에 햇빛의 통로를 만들어 주고 바람의 길도 터주는 일’이랍니다.
우리의 관계도 가끔은 가지치기가 필요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꽃눈 맺힌 가지가 잘려 나가듯 아픔을 동반합니다.
관계와 관계가 얽혀 복잡한 사이에 잠깐의 쉼이나 단절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색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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