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tings(손님들에게)

비 내리는 봄날 아침

뚜르(Tours) 2025. 5. 3. 08:31

 

봄날  / 차성우

봄비 그치니
꽃잎이
다 젖었네.

두견이
밤새 울어
꽃잎 다 물들었네.

 

 

잠을 푹 자고 일어난 연휴 첫날의 아침.

밤새 비가 내리고

지금도 비가 내리고

모레도 비가 내리고

글피도 비가 내린다네요.

 

내 집 거실 창밖에도 비가 내리고

예전 내가 살던 곳에도 비가 내리고

정답게 이야기하며 걷던 곳에도 비가 내리고

부모님 모신 산소에도 비가 내리고

열흘 전 잔디 입힌 조상님 묘에도 비가 내리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나는

어릴 적부터 비가 내리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싸웠던 누이들에게도 잘해주고 싶고

엄마에게 재롱도 떨어주고 싶고

사랑하는 이를 안아주고 싶고

늘 비가 내리면 좋겠다 싶고

이 푸근함과 행복함 속에 오래 머물고 싶고

그랬는데...

 

2025. 5. 3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