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들어도 아름다운 이야기
경기도 하남의 어느 도시락 가게에
갓 스물의 젊은이가 찾아왔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쓰인 봉투를
주인 내외에게 놓고 갔습니다.
주인 내외는 한사코 "괜찮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그는 봉투를 거두지 않았습니다.
그 봉투엔 12만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청년은 4년 전까지 인근 중학교에 다닐 때
학교에 급식소가 없어 2천원짜리 도시락을 배달해 먹었지만
형편이 어려워 도시락값을 내지 못했습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뒤,
첫 봉급을 받아 도시락 값을 갚으러 왔던 것입니다.
청년 못지않게 도시락가게 부부의 말은 아름다웠습니다.
"그 학교엔 가난한 아이가 많아 못 받은 도시락 값이
한해 5백만원을 넘었지요."
여덟 평 가게를 하는 처지로 떼인 돈이 적다 할 수 없겠지만
부부는 당연하다는 듯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가 4년 동안 도시락 값을 가슴에 두고 살았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조선일보 '태평로' 칼럼에서 전재하고
Martinus가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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