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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 이제민 신부

뚜르(Tours) 2007. 12. 11. 10:24
       
      
      밤 / 이제민 신부
       
      
      낮이 온갖 사물을 드러내고 가시적인 내용을 밝혀준다면, 
      밤은 온갖 가시적인 것을 삼키고 
      우리들의 감각을 마비시키고 
      고독으로 모는가 하면 심리적이고 
      영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죽음을 예감케 하는 힘을 드러낸다. 
      그렇지만 밤은 또 고요 속에 부드러운 
      빛(달빛 별빛 가로등불빛)을 
      느끼게 해주는 포근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밤의 정적 속에 날카롭고 거친 것은 잠들고, 
      낮의 번잡함 때문에 느낄 수 없었던 
      영혼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한다. 
      어둠 속에 빛나는 영혼은 하느님 안의 
      고요와 평안 속에 쉼을 얻는다. 
      밤은 어둡고 무서운 시간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꿈꾸는 시간이며 하느님의 계시가 주어지는 시간이다. 
      하느님의 안식을 느끼는 포근한 시간이다. 
      주님, 
      말로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오늘 하루 당신과 이웃에게 인색하게 살았습니다. 
      부드럽게 살지 못했습니다. 
      피곤하게 살았습니다. 
      이 밤에 당신의 자비를 느끼게 해 주십시오. 
      당신의 포근한 마음을 느끼게 해주십시오. 
      당신의 고요한 품에 안기어 편히 쉬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은 말씀하셨지요.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의 영혼이 안식을 얻을 것이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고. 
      하루의 일로 피곤한 이 몸, 
      이 밤의 휴식으로 새 힘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