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놋그릇 ​/고영민

놋그릇 ​/고영민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아버지가 쓰던놋그릇을 어머니로부터 받아왔다앞으론 이 그릇에 밥을 퍼 달라고아내에게 말했다아버지는 늘 아무 말 없이천천히 밥을 드시곤 했다말미엔 밥그릇에 숭늉을 부어 드셨다나도 아버지처럼말없이 밥을 먹었다숭늉을 부어 먹었다가끔은 몸 없는 아버지가 나를 통해밥을 먹는다고 생각했다같은 밥그릇 속에서 부자는 늙어갔다나는 점점 아버지의입매를 닮아갔다비워질수록치렁치렁 숟가락 부딪는소리가 났다​​―계간 《문학청춘》(2025, 봄호)

이 한 편의 詩 2025.05.05

‘고독한 성웅’ 충무공의 뼈때리는 어록 8

성웅(聖雄)은 성인(聖人)과 영웅(英雄)을 합친 말이죠? 우리 역사에서 성웅이 누군지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분을 떠올립니다. 1545년 오늘 지금의 서울 중구 인현동에서 태어난 충무공 이순신이죠? 충무공의 고향인 서울 중구, 현충사가 있는 충남 아산시와 해군 제독으로 활약한 전남 여수시, 경남 통영시 등 전국 곳곳에서 충무공 탄신 8주갑(60년이 8번 되풀이된 것) 행사가 펼쳐집니다. 충무공은 고매한 인격을 갖추고 삶의 원칙을 지키려 노력하면서도, 세계 해전사에 전무후무한 승전의 역사를 쓴 명장이지요. 그렇다고 보통 사람과 달리 희로애락에 초월했던 것은 아닙니다. 매 순간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면서 모진 운명, 만성 질환과 싸우며 최선의 삶을 살았지요. 충무공의 인품과 인간적 면모는 《난중일기》에..

東西古今 2025.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