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그림

[명화 감상] Degas, Two Dancers in Blue

뚜르(Tours) 2008. 5. 11. 23:25

   여자는 눈을 닫고 다리를 연다.

   얼굴 없는 그림이

   지나간 모든 여행을 덮는다.

   헐벗은 언덕이나

   추운 바닷가의 밤에

   꿈의 온몸은 소리죽여 숨고

   흰 꽃이 날리던 화폭에

   바람소리만 남았다.

   밤새 입 다물고 헤매는

   여자의 혼은 춥고

   기대고 만지고 싶은 것은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문득 작은 풀잎이

   아침이 오는 쪽으로 고개를 들었다.

   <마종기作, 풍경화>

 


  DegasTwoDancersinBlue.jpg

                                            Degas, Two Dancers in Blue


   'Two Dancers in Blue', 드가의 말년 그림이다.

   전에 말한 적이 있지만 이분이 나이 들며 시력이 나빠져 세밀한 묘사가 불능이니 어쩔 수없이, 아마도.. 대략 그리는 파스텔을 그림 그리는 도구로 선택했다한다. 화가에게 시력의 약화는 심각한 문제이겠으나 이 양반 드가는 후퇴가 없는 고집쟁이였던 것 같다. 죽을 때까지 뭔가 하는 타입.

   드가의 댄싱 퀸들은 거의 모두 다이내믹한 포즈를 취한다. 그러면서도 절묘한 균형을 유지한다. 나는 그것을 ‘역동적 균형미’라 표현하고 싶다. 그런 말이 있긴 있나? 아마추어의 평이다.

   드가의 장기인 무희들의 어깨와 사지의 미묘한 선 처리, 무도복의 짙푸른 색감은 드가 매니아의 마음과 몸에 공히 충격을 준다. 좋은 그림 볼 적에 나의 감동 상태의 표현인, ‘뒤통수가 서늘해지는’ 그림이다. 드가의 파스텔화 속의 무희들은 종종 얼굴이 없다.


Hansa


Time for recov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