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트렌드 히치하이킹
지은이 : 김용섭
‘무슨 일이건 때를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 있다.
똑같은 사업을 시작했는데 친구는 잘되고 자신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친구가 잘된다고 해서 따라 해도 잘된다는 보장이 없다.
이럴 때 운이 없다든가 때를 잘못 만났다고 한다.
때를 잘 만나려면 이른바 트렌드를 잘 파악해야 한다.
예컨대 핫 플레이스(Hot place·번화가 또는 명소)의 트렌드를 보자.
저자는 최신 유행의 진원지이자 수많은 유동인구가 강력한 소비효과를 만들어내어 장사를 하거나 트렌드를 살피기에 아주 좋은 동네, 다시 말해 ‘요즘 뜨는 새 번화가’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인근의 가로수길을 첫 번째로 꼽는다. 그렇다면 넥스트 가로수길은 어디일까.
트렌드를 알려면 과거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일이 먼저다.
서울의 1세대 번화가는 명동이다.
명동의 강남 버전이 강남역이다.
2세대는 압구정동과 청담동이다.
모두 상업 자본에 의해 조성되고 발달된 지역이다.
이에 비해 3, 4세대는 길이나 골목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디자인 예술 외국문화 같은 특징이 있다.
이태원 서래마을이 3세대라면 가로수길과 삼청동이 4세대다.
저자는 차세대 번화가의 필요조건으로 첫째 저렴한 임대료, 둘째 길과 골목의 존재, 셋째 외국적 문화 기반의 존재를 꼽는다.
이 책에는 핫 플레이스 같은 세부 트렌드가 모두 68가지 제시되어 있다.
저자는 68가지 트렌드를 ‘ME&WE’ 안에 들어있는 6가지 코드로 해석한다.
ME는 말 그대로 ‘나’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트렌드다.
1인 가구 증가와 싱글화, 1인 기업의 확대, 퍼스널 브랜드 등이 그것이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트렌드도 포함한다.
WE는 우리, 여성, 환경을 의미한다.
68가지 트렌드 코드는 서로 연관이 있는 것도 있지만 각각 별개의 트렌드도 있다.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기보다는 관심 있는 주제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직업으로서의 의사에 대한 전망이 궁금하다면 ‘의사의 몰락과 의료분야 기회확대의 아이러니’를 펴보면 된다.
자영업 전망을 알고 싶다면 ‘자영업의 몰락과 1인 창조기업 신드롬의 허상’을 찾아보시라.
의료업에 대한 전망은 이렇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의사 3000명이 새로 배출된다.
전국 42개 대학병원에서 나오는 전문의만 이 정도다.
이 중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으로 가는 이가 10%, 일반 병원이나 월급의사가 40%, 제약회사나 보건기관에 10%, 그리고 나머지 40%가 개업을 한다.
개업의들은 동네의 병의원과 경쟁해야 하는데 출혈 경쟁은 불 보듯 뻔하다.
한의사도 마찬가지다.
병의원과 한의원을 합치면 매년 3200개가량 폐업하는 셈이다.
이런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어렵사리 의대에 갔다가 후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보건 의료분야는 가장 각광받을 직종이지만 의사는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 의사 중심의 의료가 첨단 과학기술 중심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의사를 지망하는 이들에게는 충격적인 트렌드일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미래학에 오류가 적지 않은 것처럼 트렌드 전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미래 예측을 100% 신뢰하지 않듯이 트렌드 전망 역시 무조건 맹신할 것이 아니다.
진짜 트렌드와 가짜 트렌드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우선 자기가 비교적 잘 아는 분야부터 트렌드 전망을 해보는 연습도 좋을 것이다.
박영균 / 동아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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