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칭찬과 비난은 시대따라 변해

뚜르(Tours) 2011. 5. 25. 08:29

오랜 옛날 중국 위나라에 미자하(彌子瑕)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당시 위나라는 영공이 다스리고 있었는데 미자하는 임금에게 총애를 받는 젊은 신하였습니다.

하루는 그가 궁궐에서 숙직을 서고 있는데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기별이 왔습니다.

미자하는 급한 나머지 임금 전용수레를 타고 어머니에게 달려 갔습니다.

이튿날 이 사실이 임금에게 보고되었으나 임금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그를 칭찬합니다.

"내 수레를 타면 발 뒤꿈치를 베는 형벌이 내려짐을 알면서도 위독한 어머니를 보러 갔으니 그만한 효자가 어디 있느냐"고. 

어느 여름날 임금과 신하들이 과수원으로 야유회를 갔습니다.

이 때 미자하는 복숭아 하나를 따서 한 입을 먹다 말고 임금에게로 달려와 

'이 복숭아가 너무도 맛있으니 한번 잡수어 보라'고 권합니다. 

주위 사람들이 모두 경악했지만 임금은 오히려 감격하여 그를 칭찬합니다.

"사람이란 맛있는 것을 보면 제 입을 먼저 챙기는 법인데 오늘 미자하는 나를 먼저 생각했다"라고. 

세월은 흐르고 또 흘러 임금도 미자하도 나이가 들었습니다.

세월은 항상 변화를 가져오는 법이라서 미자하에 대한 임금의 사랑에도 변화가 왔습니다.

임금 눈에는 이미 젊고 싱싱하던 미자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이제는 동작이 굼뜨고 머리가 굳어진 쓸모없는 식객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임금 마음에 불쾌한 생각이 일어났습니다.

"저 녀석은 옛날에 나 몰래 내 수레를 탄 적이 있었고, 제가 먹다 남은 복숭아를 내게 권한 적이 있었지!" 

미자하 이야기가 유명해진 것은 뒷날 한비자가 저술한 `세난(說難)` 덕분입니다.

한비자는 이 사례를 통해 똑같은 인물이 한 똑같은 행위라도 

한때는 칭찬 대상이 되는가 하면 시간이 흐른 뒤에는 증오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교훈을 남겨 주었습니다.

기업에서도 이런 사례는 심심치 않게 나타나는데 

한때 칭송을 받던 행위가 시간이 흐르면서 비난을 받는 행위로 바뀌기도 하지요.

세난은 주군 마음을 헤아려 말하는 것, 즉 설득의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역설한 작품입니다.

한비자는 이 작품 하나로 천하의 주목을 받는 인물이 되어 마침내 진시황에게 발탁되지만 

진시황에게 의심을 사 결국 죽음에 이르고 맙니다.

세난을 강조했던 그가 세난을 몸소 증명해 보인 셈이지요. 

우리는 세난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복잡한 존재며 

그런 인간들이 모여 사는 세상살이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서재경 / SPR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