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어머니, 죄송합니다"

뚜르(Tours) 2012. 5. 6. 14:11

 

 

 

 

 

중학교 졸업식이었습니다.
친구들도 가족들이 잔뜩 와서
표정들이 밝았습니다.
다들 누구랄 것 없이 꽃다발을 들고 있었죠.

무심코 교문 쪽을 보니,
한복을 곱게 입고
꽃다발을 든 채 걸어오는
나이 지긋한 여성분이 보였습니다.
저희 어머니였습니다.

저는 다섯 남매의 막내였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의 연세가
또래보다 많았습니다.
게다가 한복까지 입고 오시다니..
저는 어딘가로 숨고 싶었습니다.

한참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나왔더니
어머니는 제 책상 옆에서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꽃다발을 전해주려는 어머니를
전 피하고 말았습니다.
어머니의 상처받은 얼굴..
그때는 왜 철없이 그랬는지..

한참 실랑이하다
결국 어머니는 꽃다발을 든 채로
다시 되돌아가셨죠.
그 뒷모습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도
그 일을 제대로 사과 못했는데..
요즘 자꾸 그 졸업식이 생각나요.

시간을 되돌려
중학교 시절로 돌아가서
꽃다발을 받아들고
어머니와 졸업식 사진을 찍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김명원 님 -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죄송합니다.

 

철들고 나니

어머님은 아니 계시고

철없던 시절에

어머니 가슴에 남긴 아픈 상처만

가슴을 아프게합니다.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