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운을 부르는 두 가지… 인맥과 표나게 하는 적선積善

뚜르(Tours) 2013. 4. 24. 00:22

 

세상일은 학교에서 배운 도덕 교과서와 다릅니다.
들은 대로 따라 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죠.
스타 강사인 김미경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꿈과 돈 중 선택해야 한다면 돈을 선택하라.
돈을 따라가다 보면 가끔 꿈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꿈을 따라가다가는 돈은 구경도 못 한다."
이런 걸 처세라고 해야 할지 인생살이의 역설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여하튼 듣는 사람의 동의를 끌어내는 나름의 통찰이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해서 오늘은 저도 욕 들을 각오하고 비슷한 얘기 좀 해볼까 합니다.
절반은 재밌자고 하는 얘기니까 너무 큰 돌은 참아주세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좀 더 나은 삶, 성공하는 삶에 대해 물어보면 소생 요렇게 대답합니다.
"노력은 개나 소나 다 한다. 그보다 운이 좋기를 바라라."(일동 경악)
흔히 운칠기삼이라고 합니다.
우리 선조들이 삶의 이치를 꿰뚫어서 이런 명확한 비율을 제시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실은 전부가 운이다, 라고 하면 맥 빠지는 사람이 많을까 봐 완곡하게 표현했을 뿐입니다.

가령 예수가 말한, 부자가 천국에 가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 처럼 말입니다.
어렵다는 얘기가 아니죠.
못 간다는 얘기입니다.
아, 정말요? 그럼 저는 어쩌라고요.
부자 분들 당황해 하시네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클라크 게이블은 이런 멋진 대사를 날립니다.
"그거야 내 알 바 아니지."
얘기가 산으로 갔네요.

비유가 저렴해서 죄송합니다만 인생은 고스톱과 닮은 데가 있습니다.
아무리 들고 있는 패가 좋아도 바닥에서 안 붙어주면 점수 절대 안 납니다.
소생이 부러워하는 사람은 빌 게이츠가 아니라 빌 게이츠와 같은 방을 쓰다가 싫은데 억지로 창업에 동참한 사람입니다.
운이란 어쩌면 필요한 것의 전부인지도 모릅니다.

운을 부르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인맥입니다.
인맥은 그냥 ’아는 사람’이 아닙니다.
인맥이란 ’다른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입니다.
저는 똑똑하고 유능합니다,
자기 입으로 말하면 미친 줄 압니다.
쟤는 참 똑똑하고 성실해요.
어, 그래? 한번 데려와 봐 하는 반응 나옵니다.
주변에 상냥하게 대해 주세요.

한편 마피아 경영학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당신보다 나은 인간과 교제하되 모든 경비를 부담하라.
그렇습니다.
인맥은 수평뿐만 아니라 수직으로도 쌓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 부리로 껍질을 쪼아대는 것을 줄(?)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돕는 것을 탁(啄)이라고 하지요.
이 두 개가 맞아떨어져야 알이 깨지고 병아리가 세상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동시에.
해서 나온 사자성어가 줄탁동기(줄啄同機)입니다.
물론 줄(?)만으로도 껍질은 깨집니다.
그런데 오래 걸립니다.
너무 오래 걸립니다.
가장 나쁜 경우는 쪼다 죽는 겁니다.
실은 대부분의 인생이 그렇습니다.
주변에 쪼아주실 분이 있나요?

다른 하나는 기도를 많이 하는 겁니다.
사람은 (대체로) 생긴 대로 놀고 (대부분) 말한 대로 됩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겁니다.
모쪼록 앞날에 좋은 일이 많이 있으라고.
기도의 동사(動詞)는 ’기도하다’가 아니라 ’적선(積善)하다’입니다.
그런데 꼭 표나게 하세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만 모르고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알 수 있도록.
선(善)은 운(運)이 내려앉는 둥지랍니다.
그 즉시 운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어 나쁠 일은 아니겠지요.
노력하고, 교제하고, 기도하세요.
사랑받는 인생이 되세요.


 

남정욱 교수의 <명랑笑說>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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