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례(연중 제27주간 금요일)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율법과 믿음을 대비시킨다. 아브라함은 믿음을 통하여 그의 의로
움이 인정되었고, 이는 하느님께서 모든 민족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과 축복을
받게 되리라는 점을 예시하신 것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마귀를 쫓아내시는
것을 본 군중 가운데 몇 사람이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렸다고 비난한
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잘못된 생각을 논박하시며, 사탄의 권세에서 해방되었다
가 다시 그 손아귀에 떨어지는 사람들의 슬픈 운명을 이야기하신다(복음).
제1독서
형제 여러분, 믿음으로 사는 이들이 바로 아브라함의 자손임을 알아야 합니다.
성경은 하느님께서 다른 민족들을 믿음으로 의롭게 하신다는 것을 내다보고, "모든
민족들이 네 안에서 복을 받을 것이다." 하는 기쁜 소식을 아브라함에게 미리 전해
주었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으로 사는 이들은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
습니다.
율법에 따른 행위에 의지하는 자들은 다 저주 아래 있습니다. "율법서에 기록된
모든 것을 한결같이 실천하지 않는 자는 모두 저주를 받는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하느님 앞에서는 아무도율법으로 의롭게 되지 못한다는 것이 분명합니
다. "의로운 이는 믿음으로 살 것이다." 하였기 때문입니다. 율법은 믿음과는 관련
이 없습니다. "그 규정들을 실천하는 이는 그것들로 살" 따름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스스로 저주받은 몸이 되시어, 우리를 율법의 저
주에서 속량해 주셨습니다. 성경에 "나무에 매달린 사람은 모두 저주받은 자다."라
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복이 그리스도 예수
님 안에서 다른 민족들에게 이르러, 우리가 약속된 성령을 믿음으로 받게 되었습니
다.(갈라 3,7-14)
복음
그때에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군중 가운데 몇 사람은, "저자
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그분께 요구하기도
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
리 전리품을 나눈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그러고는 가서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
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루카 11,15-26)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귀를 쫓아내신 뒤, 악령에서 해방되는 '영적 투쟁'
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다가 보면 '우
리의 삶에서 과연 진정한 '회심과 변화'가 가능한가?' 하는 두렵고 고통스러운
질문에 진지하게 맞닥뜨리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영적이며 도덕적인 삶을 살고자 '회심'과 '변화'를 추구하며
직면하는 준엄한 현실을 보게 하십니다. 영적이고 도덕적인 변화는 세상의 힘과 적
당히 타협하거나 인간적 지혜나 파상적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하십니다. 또한
일시적인 감상적 위안이나 자기도취에 의지하는 것은 절망을 낳는 퇴행의 길이라는
점을 암시하십니다. 이는 가장 깊은 차원에서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큰마음'을 요구
합니다. 깨어진 환상은 우리를 아프게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가 이 어려운
첫걸음을 내딛도록 이끄십니다.
20세기의 뛰어난 신학자 버나드 로너건 신부의 사상에 대한 한 탁월한 연구서에
서 우리는 진정한 회심과 변화를 위한 출발점을 보게 됩니다. "도덕적 나약함이라
는 이 문제에 대한 잠재적인 해법은, 사람 혹은 공동체가 인간 사랑의 모든 형태를
초월하여 더욱 확장된 종교적 사랑을 추구하는 것에 헌신하도록 할 새로운 유형의
종교적인 진정성에 기반을 둔 종교적 회심이다. 그 같은 종교적 회심은 '전적인 타
자(他者)에 대해 사람 혹은 공동체의 편에서 응답할 것을 포함한다"(조지프 플래
너건,『자기 앎의 탐구』에서).
진정한 회심과 변화를 위한 노력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
은 이 위대한 길을 매일의 소박한 일상을 통하여 걸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세상의
소리가 아니라 그 길의 위대함과 가치를 강조하시는 주님의 말씀에 더욱 귀 기울이
는 자세가 필요합니다.(매일미사에서 옮겨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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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도
"하느님,
구원의 계획에 따라 세상 모든 일을 섭리하시니,
저희에게 해로운 것은 모두 물리치시고,
이로운 것은 아낌없이 베풀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10. 10.
Martinus
♬ 묵주 기도 드릴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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