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우포늪 왜가리 - 나태주

뚜르(Tours) 2023. 6. 7. 09:17

우포늪 왜가리 - 나태주

​너무 크고 푸진

왜가린갑드라

너무나도 슬프고 눈부신

어머닌갑드라

글쎄, 우포 민박집을 코앞에 두고서

공복空腹의 아침부터 길을 잃고 또 잃고

큰물이 할퀴고 간 흐린 호수를

눈길로 어루만지다가 더듬다가 핥다가

왜가리, 저 또한 길을 잃고 쓰러진

갈대 숲 속 저 혼자 왁왁대는

왜가리 그 녀석 앞에서 나도 쓰러져

어푸러지면서 왁왁대면서 그만

속절없이 그저 울고만 싶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