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포늪 왜가리 - 나태주
너무 크고 푸진
왜가린갑드라
너무나도 슬프고 눈부신
어머닌갑드라
글쎄, 우포 민박집을 코앞에 두고서
공복空腹의 아침부터 길을 잃고 또 잃고
큰물이 할퀴고 간 흐린 호수를
눈길로 어루만지다가 더듬다가 핥다가
왜가리, 저 또한 길을 잃고 쓰러진
갈대 숲 속 저 혼자 왁왁대는
왜가리 그 녀석 앞에서 나도 쓰러져
어푸러지면서 왁왁대면서 그만
속절없이 그저 울고만 싶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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