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여보당신 /주명희

뚜르(Tours) 2023. 9. 11. 09:25

 

 

여보당신   /주명희

 

 

행복한 것은 언제나 짧다고 스무 살의 당신이 말했지요.

젊은 날 우리의 여행이 그리 짧았듯이

푸르름과 젊음으로 가득 찼던 우리는 흰머리 희끗희끗

서로의 머리카락을 뽑아주는 사이가 되었구려.

 

인생의 가장 치열한 레이스에 올라서서

어느덧 인생의 절반을 달려와 있습니다.

더 성숙된 생각으로 함께 손잡고 나갈 당신에

쑥스럽지만 이말 하고 싶네요.

"당신이라서 고맙습니다.

당신이라서 행복합니다.

당신만을 사랑하겠습니다.

부탁이 있는데...

 

담배 좀 끊어 줄래요?

오래 같이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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