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떠나는 4월 /운곡 오철수

뚜르(Tours) 2025. 4. 30. 07:08

 

 

떠나는 4월  /운곡 오철수

 

 

4월이 떠나려 합니다.

 

노랑 저고리 분홍치마

훌훌 벗어던져 버리고

왔던 길 되돌아 떠나려 합니다.

 

숨 가쁘게 피어올랐던

꽃들이,

4월의 꽃들이

하나, 둘 스러져가고

 

골짜기를 들쑤시고

구름처럼 피어오르던

산 벚꽃들조차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십리 벚꽃길이 눈앞인데,

꽃길 한번 걸어보지 못한 할머니

남새 밭 풀 고르시는 호미 끝에서

5월의 흙냄새가 폴폴 피어오릅니다.

'이 한 편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 / 고정희  (0) 2025.05.03
오월을 드립니다 /오광수  (0) 2025.05.01
사람의 반경 / 김나영  (0) 2025.04.29
4월의 꽃편지 /향린 박미리  (0) 2025.04.26
봄날은 갔네​ / 박남준  (0) 202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