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4월 /운곡 오철수
4월이 떠나려 합니다.
노랑 저고리 분홍치마
훌훌 벗어던져 버리고
왔던 길 되돌아 떠나려 합니다.
숨 가쁘게 피어올랐던
꽃들이,
4월의 꽃들이
하나, 둘 스러져가고
골짜기를 들쑤시고
구름처럼 피어오르던
산 벚꽃들조차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십리 벚꽃길이 눈앞인데,
꽃길 한번 걸어보지 못한 할머니
남새 밭 풀 고르시는 호미 끝에서
5월의 흙냄새가 폴폴 피어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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