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TTO da Brescia Italian painter, Brescian school (b. cca. 1498, Brescia, d. 1554, Brescia) 1522년도 작품
박종인 라이문도신부님[ 가르멜의 영성3 ]
가르멜산의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의 형제들의 수도생활 양식은 기존의 회칙을 따르는 수도자들의 생활 양식에 비해 근본적으로 다르므로, 예루살렘의 총주교 알베르또 성인께서
써주신 회칙도, 아빠스를 중심으로 살던 큰 수도 공동체의
회칙과는 다릅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예루살렘 교회의 총 주교로 부르심을 받은 알베르또가
가르멜산의 엘리야 샘 근처에 사는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아들들인 브로까르도와 그 아래서 순명하며 사는 다른 은수자들에게
주님 안에서 인사하며 성령의 강복을 내립니다."
(가르멜수도회 원회규에서)
가르멜 수도회는, 어떤 한 분의 창립자에 의해 창립된 것이 아니고, 가르멜 산의 엘리야샘 근처에서 공동생활을 하던 은수자들에 의해
창립 되었습니다. 공동생활에는 질서가 필요하므로
원장이 있어야 하고 순명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수도자의 순명은 단순히 공동체를 이끌어 나가기 위한
질서의 차원에서라기보다는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원장이나 장상에게 순명하므로써
성부께 사랑으로 온전히 순명하신
그리스도를 본 받고 그리스도와 일치하기 위한 것입니다.
가르멜 수도회의 명칭인 <가르멜 산의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의 형제들>은 성서적(聖書的)이고 마리아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가르멜산은 성서적 인물인 엘리야 예언자가 기도하고 활동하신 곳입니다. (열왕기상 17∼19장 참조)
엘리야 예언자는 예언적 사도직을 행한
활동가이시기 이전에, 그 분은 하느님과의 친밀한 일치를
기도와 관상안에서 이루신 분입니다.
"야훼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내렸다. ’이곳을 떠나 동쪽으로 가서
요르단강 동편에 있는 그릿 개울에서 숨어 지내며 개울물을 마셔라.
음식을 까마귀들을 시켜 날라다 주도록 하리라."(열왕기상 17, 2∼4)
죄의 기회와 정욕을 근원적으로 대항하여 죄의 기회를 피하고
깨끗하게 되는 곳을 향하여 떠나라는 말씀은,
하느님과 일치하기 전에 우선 정화의 길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도자의 삶은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바쳐드리는 봉헌의 생활이므로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들이실 거룩하고 깨끗한 제물이 되기 위해서는
그릿 개울, 즉 애덕의 개울에서 정화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수도자는 기도하는 사람이므로 마음이 깨끗해야 합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다."
(마태오 5, 8) 마음이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애덕을 실천해야 합니다. "사랑은 온갖 허물을 덮어 줍니다."
(잠언 10, 12)
숨어 지낸다는 것은 하느님과의 친밀한 일치를 위한 침묵과 고독의
내적 생활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상의 덧없는 것들이 헛되다는
것을 깨달을 때에야 비로소 "세상에 속한 것들"(요한 1서 2, 15∼17참조)
을 끊고 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의 헛된 욕망을 떠날 때 비로소 자유와 기쁨이 올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이 충만한 곳은 하느님의 품안입니다.
하느님 안에 숨을 때 비로소 사랑과 기쁨이 충만해지고 만족하게
될 것입니다. 목이 마를 때 맑은 개울물은 생기와 기쁨과 만족을 가져다
주듯이 영적인 갈증은 하느님만이 풀어 주실 수 있으십니다.
우리 영혼은 참되고 영원한 진리를 갈망하기 때문입니다.
기도와 관상생활 안에서 하느님과 만나는 참 기쁨은
세상의 헛된 즐거움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인간의 최고의 행복은 진리에 대한 관상"(아리스토텔레스)이며,
하느님을 천국에서 바라 뵙는 "지복직관"(성 토마스 아퀴나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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