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그 뒤안길

다산 정약용의 학문 세계-시문 잡서

뚜르(Tours) 2007. 8. 17. 12:01
: 시문잡저를 살펴보면, 시문집 18권을 간추려도 6권은 되고 잡문은 전편이 16권, 후편이 24편이다. 또한, 잡찬목록을 보면<아방비억고>30권(미완성)이 있고<아방강역고(我邦疆域考)> 10권, <전례고> 2권 <대동수경> 2권, <소학주관> 3권, <아언각비(雅言覺非)> 3권 <마과회통(麻科會通)> 12권, <의령> 1권 등이 있다.

-의학
마과회통(1798년/ 12권): 이몽수의「痲疹書」를 근본으로 해서 일곱 번의 改稿를 거쳐 완성한 마진, 즉 홍역에 대한 저술이다. 다산 자신 홍역에 걸렸을 뿐만 아니라 천연두와 더불어 자식의 2/3(6명)을 앗아간 주범중의 하나인 홍역에 대한 연구서로 卷末에는 홍역유행의 원인을 적고 있는「의령」이라는 의학논문이 실려 있다.
다산은 모두 6남 3녀를 낳았는데 살아남은 자식은 2남 1녀에 지나지 않았다. 6남매나 되는 자식들의 목숨을 앗아간 주범중의 하나가 홍역과 천연두라는 질병이었다. 이는 다산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가장 무서운 질병 중의 하나였다. 다산도 홍역에 걸렸다가 당시 뛰어난 의사인 蒙臾 李獻吉의 치료를 받고 살아났다.
이런 은혜를 갚고자 1797년 곡산도호부사로 재직시 이헌길에게 책을 빌려다 홍역의 원리를 공부하고, 중국의 홍역에 관한 책 수십종을 구해 손바닥을 보듯이 쉽게 정리 편찬하여 병든 자가 책을 보면 곧 찾아낼 수 있도록 하였다.
퇴고의 퇴고를 거듭하는 정성을 들여 蒙臾의 살려준 은혜를 저버리지 않은 인술을 베푼 것이다. 모두 12권이며, 책 말미에는 '의령'이라는 논문을 붙여 홍역이 유행하는 원인을 적고 있다. 다산은 이 밖에도 촌병혹치라는 의학서를 저술하였으며 박제가와 같이 마마의 두종을 연구 개발하여 종두법을 처음으로 실시하는 등 우리나라 의학발전에 기여하였다.

-지리
아방강역고(1811년/ 10권): 단군조선이래 우리나라 역대 국가들의 연표와 지리를 고증한 역사지리서이다. 구한말 장지연은 이를 단순한 지리지가 아닌 조선의 씌어지지 않은 역사서라 극찬하였다.
한 나라의 영토를 상고하는 것은 세상 가르침과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아방강역고는 단순한 지리지가 아니며 우리나라의 씌어지지 않은 역사이다" 구한말 우국지사였던 장지연은 이렇게 아방강역고를 말하고 있다. 그는 또 다산이 수 천년 동안 의문스럽고 불분명하게 전해 내려오던 우리나라의 지리와 영토문제를 크게 바로잡았으며 이 책을 빠진 역사를 채운 지리서의 종합판이라고 평했다.
단군 조선이래 우리나라의 역대 국가들의 영토와 지리를 고증한 역사지리서. 1811년에 저술되었으며 모두 10권이다. 고조선 · 부여 · 옥저 · 예맥 · 마한 · 진한 · 변한 · 발해 등 고대 국가들의 밝혀지지 않은 영토문제를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수많은 문헌을 바탕으로 정리해 놓았다. 이와 함께 졸본 · 위례 · 한도 · 한성 등 고대사에 나오는 도읍지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단순한 문헌 고증에 그치지 않고 정약용 자신의 견해를 용안이라 하며 해설을 곁들이고 있다. 발해를 우리나라 영토로 인식하였으며 마한의 목지국을 익산이라 견해를 피력한 것은 지금도 탁견이라 받아들여지고 있다. 1903년 장지연은 이 책을 현대식으로 증보하여 대한강역고라는 책으로 펴내기도 하였다. 다산이 쓴 지리서에는 이 밖에 대동수경 2권이 있다.

- 교육
1.소학지언(1815년/ 1권)
2.소학주관(1811년/ 3권) : 아학편>과 함께 아동의 교육서로서 좋은 구슬을 꿰어서 보물을 만들듯이(珠串) <소학주관>에서 古經에 나오는 名物 중 학문에 도움이 되는 300조를 골라 숫자순으로 정리하였다.
3.아학편(1811년/ 2권): 한자 2천자를 有形之物·物情·事情에 관계된 글자로 나누어 八字一韻으로 정리하였다.

- 언어
아언각비(1819년): 갖가지 용어 379개를 93항에 걸쳐 그릇됨을 고치고 올바른 뜻을 바로잡은 책임.
국민들의 언어 문자 생활을 바로잡기 위하여 당시 널리 쓰이고 있는 말과 글 중에서 잘못 쓰이고 있는 것들을 골라 바로잡은 책이다. 총 200여 항목에 달하는 우리말의 참뜻과 어원을 밝혀 용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1819년에 씌어 졌으며 그 내용은 자연 · 인사 · 제도 · 관직 · 동식물 · 의식주 등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관련이 깊은 용어와 문자들을 광범위하게 수록하고 있다. 단순한 뜻풀이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와 중국의 여러 문헌을 인용하여 어원과 자의 · 방언 · 음운 · 동의어 등에 대해서 자세히 고증하고 있다.
국어학 · 한문학 · 사학 · 민속학 · 국문학 등 학문연구에 값진 자료가 될 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말을 정확히 구사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된다. 다산은 이 책 서문에서 "언어가 전해오는 동안에 언어가 참뜻을 잃어버리고 그것에 익숙해진 나머지 살피지 않고 있다."라고 개탄하며 "말과 글의 잘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雅言覺非 3권을 짓는다" 고 적고 있다.

-그외 기타
1.이담속찬: 392항에 걸친 속담을 모은 책으로서 신작과 형 약전의 도움과 이익의 <백언>들을 참고하여 편저.
2.문헌비고간오(1800년): 이만은이 편찬한 <문헌비고>를 수정 · 윤색하여 내놓은 정정본이다.
3.심경밀험(1815년/ 1권): <소학지언>과 함께 육경사서에 대한 연구에서 터득한 바를 실천하기 저술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수양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