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연가
클라우디아 이해인 수녀님 시낭송 'Love Song of a Sunflower' 중에서
내 생애가 한번 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여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내 불치의 병은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 옷을 짜겠습니다.
빛나는 얼굴 눈부시어 고개 숙이면 속으로 타서 익는 까만 꽃씨 당신께 바치는 나의 언어들
이미 하나인 우리가 더욱 하나가 될 날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나의 임금이여 드릴 것은 상처 뿐이어도 어둠에 숨지지 않고 섬겨 살기 원이옵니다.
[영화] - 해바라기 I Girasoli / The Sunflower (1970년) / 이탈리아, 프랑스
· 감 독 : 비토리오 데 시카 · 출 연 : 소피아 로렌(지오반나),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안토니오)
결혼하자마자 제2차 세계대전이 터져, 남편 안토니오(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를 전쟁터로 보낸 여인 지오반나(소피아 로렌). 소식을 모르던 남편이 어느 날 전사했다는 통지서를 전해 받고 지오반나는 망연자실한다. 하지만 안토니오가 소속된 군대에서 제대한 군인이 그가 죽음 직전에 눈 속으로 도망쳤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자, <지오반나는 남편이 살아있다고 믿고 멀고먼 땅 러시아까지 찾아간다.>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까지 계속되는 그녀의 여행은 고달프기만 하다. 간신히 묻고 물어 모스크바 북쪽 변두리 지역에 이태리인들이 함께 모여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간다. 그녀가 지나가는 우크라이나의 들판에는 해바라기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이윽고 그녀는 마샤(루드밀라 사벨리에바)라는 러시아 여인의 집에서 남편 안토니오를 발견한다.> 하지만 그는 전쟁의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려 마샤와 함께 살면서 아이까지 있는 처지다. <지오반나는 멀리서 그 모습을 보았지만 그렇게도 그리워했던 안토니오에게는 말 한마디 건네 보지 못하고 슬픔에 잠겨 그 집을 떠나 밀라노로 다시 돌아온다.> 다시 이태리로 돌아온 지오반나는 남편을 잊기로 하고 나이든 공장 일꾼 에토(마이클 그린)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민다. 이들 사이에서 아들이 하나 태어난다. <세월이 많이 흐른 후, 고향에 대한 향수 때문에 안토니오가 그 곳에 나타나 지오반나의 삶을 뒤흔든다. 이미 재혼을 한 지오반나와 재회한 안토니오는 말이 없다. 각자의 길을 가야만 하는 것이다.> 이태리 네오리얼리즘의 기수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이 만든 또 하나의 수작(秀作). 전쟁이 숱한 연인들을 갈라놓는다. 이 영화도 갓 결혼한 신랑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추위와 굶주림으로 낙오자가 되고 과거 기억을 잊은 채 소련 여인과 새살림을 꾸린다. 아무도 이 운명의 장난이 낳은 비극을 돌이킬 수가 없다. 소련에서 직접 촬영된 것으로 유명한데 <<슬픔에 잠겨 바닥에 주저앉아 흐느껴 울던 지오반나의 지하철 장면>>이나 전원풍경 특히 광대뼈가 솟은 소피아 로렌이 끝없이 펼쳐진 우크라이나 해바라기 밭을 지나는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다. 우크라이나의 아내 마샤로 나온 여인은<전쟁과 평화>에서 안나 역을 맡았던 루드빌라 사벨리에바다.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영화, 잊을 수 없는 영화가 될 것이다. <운명에서 소외된 여인의 심정을 호소하는 듯한 헨리 맨시니의 아름다운 선율이 관객의 마음을 흡인한다.> //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 이 영화를 보아서인지 가슴에 남은 불멸의 영화입니다. 강력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