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샘물

[스크랩] 7성사-혼인성사

뚜르(Tours) 2010. 8. 18. 08:02

 

 

 

(마르 10, 2-16 또는 10, 2-12)

이석재 신부(보정본당 주임)  

 

 

  오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심으로써 이혼은 하느님의 뜻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예수님의 말씀을 근거로 우리 가톨릭교회는‘혼인의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을 교회법으로 정하였고 이것을 어기고 이혼을 하게 되면 혼배조당에 걸려 정상적인 성사생활을 할 수 없다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너무도 쉽게 이혼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그 여파가 우리 천주교 신자들 가정에도 미치고 있습니다. 천주교 신자들 중 적지 않은 가정이 본인이나 자녀들의 이혼문제로 혼배조당에 걸려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을 볼 때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특히 요즘 결혼 10년 이내에 이혼을 하는 사례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부부 간의 ‘성격차이’때문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저는 부부 간의 문제나 자녀들의 배우자 문제로 갈등을 겪는 이들이 면담을 요청하면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잔디밭과 민들레’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떤 사람이 아주 예쁜 잔디밭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날마다 아름다운 자신의 잔디밭을 돌보면서 큰 행복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잔디밭에 나가보니 민들레 한무리가 자생하여 자신의 잔디밭을 망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잔디밭을 해치는 민들레를 보고 무척 화가 나서 그 민들레를 뽑아 불 속에 던졌습니다. 민들레를 뽑고 나서 그는 자신의 잔디밭이 민들레가 없는 본인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뀌었기에 매우 흡족해 하면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잔디밭에는 또 민들레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 민들레를 멸종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고심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속이 상했고 민들레를 없앨 방법을 찾느라 밤낮으로 고민하였기에 식욕도 잃고 건강까지 해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마침내 그는 자신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느끼면서 이 분야의 전문가인 농림부에 글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혼자 힘으로 시도했던 자초지종을 열거한 후에 “제가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어떻게 하면 민들레를 없앨 수 있는지 알려 주십시오”하는 말로 끝을 맺었습니다. 얼마 후에 드디어 그가 기다리던 답장이 농림부로부터 도착했고 그는 기대에 찬 마음으로 그 편지를 부리나케 읽어 보았습니다. 그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쓰여 있었습니다. “민들레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귀하가 편히 지낼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귀하가 민들레를 사랑하시면 됩니다.”

 


  위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예쁜 잔디밭’은 ‘배우자’이며 ‘민들레’는‘배우자가 지니고 있는 단점’들임을 이야기해 줍니다. 우리들은 내가 사랑하는 상대방이 내가 기대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길 원합니다. 즉 내가 보기에 상대방이 아무런‘민들레(=단점)’도 없는‘아름다운 잔디밭(=내가 바라는 대로 맞춰주는 완전한 사람)’이기를 원합니다.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부부가 결혼생활을 하다보면 결혼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배우자의 단점들이 무수히 보이기 시작하며 배우자의 단점들 때문에 속상해 하고 상대방이 그 단점들을 고치지 않는다고 무수히 다투게 되면서 부부생활에 서서히 금이 가고 맙니다. 그러다 결국 심한 경우에는 이혼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들은 고해성사를 준비하면서 자신의 단점으로 인해 이웃과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음을 통회하면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을 합니다. 고해성사를 보고 난 후 우리 모두는 자신의 잘못과 단점을 고치려고 노력하지만 연약한 인간이기에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같은 잘못을 또 범하게 되며 자신의 단점이 잘 고쳐지지 않음에 많은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내가 사랑하는 배우자도 나와 마찬가지입니다. 배우자도 자신의 단점을 고치려 부단히 노력하지만 하루아침에 쉽게 고쳐지지 않아 많은 고민을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모두 배우자가 ‘단점’이 없는 ‘완벽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기보다는 상대방의 단점을 사랑하고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십시오. 그러면 우리 모두는 행복하고 풍요로운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가톨릭 영성의 향기 cafe
글쓴이 : 풀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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