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제에게 두 여인이 고해성사를 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한 여인은 자기는 ‘살인’이라는 대죄를 지은 중죄인이라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잘못을 사제에게 고백하면서 하느님의 용서를 청하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 여인은 눈물로 대죄를 고백하는 여인을 경멸하는 눈초리로 바라보면서, 자기 자신은 자질구레한 소죄는 여러 가지 저지르기는 하였지만 평생 ‘절도와 강도, 살인’등과 같은 대죄를 한 번도 짓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죄에 대해 뉘우치는 기색이 전혀 없었습니다. 사제는 두 여인에게 각각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먼저 대죄를 고백하며 눈물을 흘리는 여인에게 “당신은 당신이 들 수 있는 가장 큰 돌덩이를 가져오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제는 이번에는 일생동안 이렇다 할 큰 죄를 지은 기억이 없다는 여인에게 말했습니다.“그리고 당신은 자디잔 돌멩이를 치마폭에 가득 주워 오시오.”한참 후에 두 여인은 사제가 시키는 대로 하여, 한 여인은 커다란 바윗돌을 낑낑거리며 옮겨 왔고, 다른 여인은 새알만한 잔 돌을 치마폭 가득 주워왔습니다.
여인들이 돌을 주워오자 사제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그 돌멩이들을 제 자리에 갖다 놓고 오시오.” 큰 바윗돌을 가져온 여자는 그것이 어디서 가져온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 낑낑거리며 바윗돌을 제 자리에 가져다 놓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새알만한 잔돌을 치마폭에 가득히 주워온 여인은 자신의 치마폭에 있는 그 많은 돌들이 제 각각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할 수 없었기에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거요!”사제가 외쳤습니다. “하느님께 지은 죄도 바로 이런 것이요. ”
사제는 일생 동안 별로 큰 죄를 짓지 않고 자질구레한 잘못만 저질렀다는 여자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하루하루 이러저러한 많은 죄를 지으면서도 하느님께 죄책감 없이 일생을 살아왔소. 당신은 많은 죄를 짓고도 회개 한 번 하지 않았기에 당신 치마폭의 돌들처럼 당신의 죄는 그대로 남아 있소. 그러나 이 여인은 큰 죄를 짓고 이렇게 통회하고 자책하고 있으니 이 여인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하실 것이며 하느님께서는 이 여인의 죄를 깨끗하게 용서하셨소.”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루카 18, 9-14)를 통해서 하느님 앞에서 당당히 자신을 내세운 교만한 바리사이는 하느님 앞에 죄인으로 남았지만,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회개하고 하느님의 용서를 구한 세리는 자기의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 앞에서 의인이 되었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을 살면서 하느님께 많은 죄를 짓고 사는 죄인들이기에 고해성사를 통해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느님의 용서를 청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고해성사를 보면서도 진정한 회개 없이 건성으로 고해성사를 보기에 위에 나온 치마폭에 새알만한 돌을 가득히 안고 어쩔 줄 모르는 여인과 같이 하느님의 용서를 받지 못하고 하느님 앞에 죄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 모두 루카 복음에 나오는 ‘세리’ 또는 위에 나온 자신이 지은 죄를 진정으로 뉘우치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여인’처럼, 고해성사를 볼 때 하느님 앞에 우리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고 우리가 저지른 크고 작은 죄들에 대해 진심으로 회개하며 하느님의 용서를 구함으로써 하느님께로부터 의인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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