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더 즐거운 의·식·주·樂] 도박·뺑소니·폭행·군면제 혐의… 방종한 스타 감상법
일주일 번 돈 2500만원 노름에 날리고 병 났다는 분
'1박 2일'에 500만원 벌면서 치아 없어 음식도 못 씹는 분
그 돈벌이 놀랍고 그 뒤에 숨은 행태 더 놀랍다
지금 필리핀 세부에서 뎅기열에 시달리는 톱스타 신정환은 일주일에 2500만원을 번다. 일년이면 10억원이 넘는다. 아픈 몸을 힘겹게 가누며 신정환은 일주일 동안 열심히 번 2500만원을 몽땅 노름에 퍼부었다. 지금은 집도 압류당했고 출연료도 나오는 족족 빚 갚는 데 들어간다. 그는 "뎅기열 때문에 입원해 하루 15시간을 병상에 누워 있었다"고 했고 병원은 "모든 게 정상인데 쉬러 온 남자"라고 증언했다.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 한 번 출연료가 500만원이 넘는 MC몽은 어금니가 없다. 없는 이가 모두 12개나 돼 결국 군대도 가지 못했다. 열심히 음식을 씹어 넘겨서 군인에 합당한 체력을 길러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고 했다.
-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신정환이 매주 허비하고 MC몽이 한 달 버는 돈 2500만원은 단순한 돈이 아니다. 피와 땀이다. 2010년 코스피 상장사 대졸 초임 평균 연봉(2789만원)에 버금가는 돈이다. 하루 8시간, 10시간씩 주 5일, 6일을 일해야 버는 돈이다.
그래서 아이에스엔터미디어그룹이라는 기획사에 함께 소속된 연예인인 서른다섯 살짜리 신정환과 서른한 살짜리 신동현(MC몽의 본명이다)의 돈벌이가 놀랍고 그 돈벌이 뒤에 숨어 있다가 이번에 발각된 행태는 더 놀랍다.
국세청 통계에는 또 다른 진실이 숨어 있다. 지난 7월 발표한 2009년 국세통계연보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자 수입금액 현황에 따르면 2007년 배우, 모델, 가수 등 연예인으로 신고한 사람은 3021명이었다. 이 수가 2008년에 2만1619명으로 일곱 배로 늘었다. 국세청은 "저소득자를 지원하는 근로장려세제를 연예인에게 적용하기 위해 저소득자도 신고를 받았다"고 했다.
2007년 신고 수입금액은 4821억119만원에 1인당 평균 1억5950만원이었다. 2008년에는 총 신고액 6163억3830만원에 1인당 평균 2850만원이었다. '저소득' 연예인이 국세청에 신고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연예인 연평균 수입이 2850만원이라는 이야기다.
'2500만원'을 도박에 탕진한 동료, 그 '2500만원'을 벌면서도 치아가 없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가련한 동료를 바라보며 그들의 조합인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조는 이달 초 못 받은 출연료를 돌려달라며 파업을 했다.
지난 7월에는 '동이'에 출연했던 배우 최철호가 후배 여배우를 두들겨 팼다. 웃음기 있는 얼굴로 끝까지 자기와 상관없다고 부인하던 그는 폭행 동영상이 폭로되고도 한참 뒤에야 울면서 사과했다. 최철호 또한 오랜 무명 시절을 딛고 대중의 인기를 받은 사람이다. 그보다 한 달 전에는 배우 권상우가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친 뒤 매니저에게 덮어씌웠다가 들통이 났다. 40일 만이다. 사과는 했다. 인터넷에서, 그것도 일본 팬에게 먼저였다. 최철호든 권상우든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첫째, 부자에 귀족(貴族)이다. 이들에게 '2500만원'은 그리 큰 의미가 없는 듯하다.
둘째, 거짓말에 능하고 꼬리 내릴 때는 능숙하게 내린다. 뎅기열에 걸렸고, 여자 때린 적 없고, 뺑소니는 남이 쳤는데 '알고 보니'도박을 했고, 여자를 때렸고, 자기가 운전대에 앉아 있었다. 그래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자숙'한다.
셋째, 자숙 기간은 효율적일 정도로 짧다. 2005년 11월 노름판에서 검거된 신정환은 넉 달 뒤 TV에 복귀했다. 지난 6월 뺑소니 사고를 냈던 권상우는 지금 한 지방축제 홍보사절단으로 활동 중이고 SBS 드라마 '대물' 촬영도 하고 있다.
그런데 대중의 감시망에 걸리지 않는 스타는 없다. 너도나도 공정(公正)을 주장하는 이 판국에 대중이 눈앞에서 불공정을 목격하게 되면 불공정의 말로는 뻔하다. 특히 그 장본인이 2500만원 혹은 거짓말 따위는 신경 안 쓰는 특이 종족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