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rosumer에서 값진 선물을 받았습니다.
극단 소금창고의 김수미 작 이자순 연출의 "녹색태양"을 관람할 행운을 얻었습니다.
이 연극은 2006년 거창국제연극제 희곡 공모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우수상을 수상했지만, 출연 배우가 30여 명에 이르기 때문에 제작비 문제로
그동안 무대에 올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겨울의 짧은 밤은 순식간에 어두워지고,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를 찾았습니다.
"녹색태양"은 커피 향 속에서 만나는 연극입니다.
어린이부터 60대 노인까지 30명의 배우들이 등장하여 각기 다른 삶의 연기를 펼치는 연극입니다.
작품 속의 등장 인물들에게는 이름이 없이 A부터 Z까지 알파벳으로 이름이 매겨졌으며,
8개의 테이블마다 마주한 관계들만 존재합니다.
정오가 되기 전, 아카시아 향이 짙은 5월의 노천 카페에 손님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습니다.
성전환을 고민하는 남학생과 그의 친구들이 자리를 잡습니다.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를 좋아하고,
하지만 그 남자아이는 다른 남자아이를 좋아합니다.
30년만에 만난 동창생들의 이질적인 해후, 서울로 귀환한 파병군인의 낯설고 외로움,
사랑이 끝난 커플의 마지막 애환, 맞선남녀, 7년째 연애 중인 커플.....
이들은 테이블에 마주하여 각자 살아가는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그들은 각기 다른 커피를마시며 삶, 죽음, 상처, 불안, 외로움, 가식 등의 삶의 단면들을 쏟아냅니다.
녹색태양 "Green flash"는 해넘이 또는 해돋이 순간에 태양의 윗 가장자리가 녹색으로 보이는 현상으로
해상이나 사막에서 볼 수 있는 찰나의 빛이랍니다. 태양의 뜨거움과 녹색의 차가움이 공존하는 현상과
흡사한 우리들의 삶의 절박함을 토해내고, 그 삶을 피할 것이 아니라 마주하고, 서로 소통하고,
그래서 그 삶이 외롭지 않기를, 삶을 단절시키지 않기를,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삶을 합창하길
바라는 작가의 의미를 찾는 연극이었습니다.
삶의 혼돈, 절박함을 마주한 시간이었습니다.
깊은 생각 속에 빠져들게 한 "녹색태양"을 관람하게 해 준 iprosumer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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