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어미 개의 보은

뚜르(Tours) 2012. 8. 8. 23:41

 

"어미 개의 보은"

그는 소방관이었다.
사고현장에 나가면
최선을 다해 화재를 진압했다.

장비를 점검하던 어느 날,
비상벨이 울렸다.

오래된 주택이었다.
누전이 일어난 듯했고,
불은 아직 크게 번지지 않았다.

불을 피해 나온 소녀가 집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를 쳤다.

"집안에 개가 한 마리 더 있어요!
꼭 구해주세요!"

소방관은 불길과 검은 연기 속에서
개를 찾아 헤맸다.
벽 한쪽 귀퉁이에 두려움에 질린
갈색 개 한마리가 보였다.
그는 개를 안아다가 집밖으로 옮겼다.

불길이 잡히고
그가 동료와 함께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구해준 개보다 큰 개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 개는 불에 그슬린 남자의 얼굴을
정성스레 핥는 것이 아닌가?

커다란 개는 바로 갈색 개의 어미였다.

- 김영미 님-



목울대가 뭉클

치밀어 오릅니다.

사람보다 나은 어미개의 보은에...

.......

우리 주변에는

이 개보다도 못한 이들을 자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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