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리더십에는 두뇌와 심장이 모두 필요하다

뚜르(Tours) 2013. 4. 19. 18:07

미국의 남북전쟁이 한창일 때 매클린 장군은 가장 뛰어난 장군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루는 그를 격려해 주려고 링컨 대통령이 국방장관을 대동하고 그의 야전사령부를 방문했습니다.
때마침 장군은 전장에서 돌아오지 않아 링컨은 몇 시간 동안을 사령관실에 앉아서 그를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드디어 장군이 들어왔습니다.
그는 방 안에 앉아 있는 대통령과 장관을 본 체 만 체하면서 그냥 2층 자기방으로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링컨과 장관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는 장군이 곧 내려오리라 생각하고 다시 의자에 앉아서 그를 기다렸습니다.
한참 후에 하녀가 나타나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장군께서는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잠자리에 든다고 대통령께 말씀드리라고 이르셨습니다."
놀란 것은 장관이었습니다.
일개 장군이 직속 상관인 자기는 고사하고 감히 대통령마저도 이렇게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저렇게 무례한 놈은 제 생전에 본 적이 없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장군을 당장 직위 해제시키셔야 합니다."
링컨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조용히 장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다.
장군은 우리가 이 전쟁을 이기는 데 꼭 필요한 사람이다.
장군 때문에 단 한 시간만이라도 이 유혈의 전투가 단축될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의 말고삐를 잡아 주고 그의 군화도 닦아 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링컨의 지도자다운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 역시 인간입니다.
또한 그는 한 나라의 대통령입니다.
일개 장군의 엄청난 무례를 보면서 대통령으로서 참을 수 없는 노여움을 느끼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잠도 못 자고 전투에 시달린 장군에게는 또 다른 전투를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전투 중의 장군에게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자기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을 것입니다.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당장 장군을 파면시킬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으로써 군대의 사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또는 전쟁 수행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온다면?
링컨은 노여움을 누르며 이런저런 계산을 하기 위해 잠시 동안 말이 없었던 것입니다.

홍사중씨가 쓴 <리더와 보스>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리더십에는 이렇게 두뇌와 심장이 모두 필요합니다.

우리는 곧잘 인생과 경영을 전쟁에 비유하곤 합니다.
사실 전쟁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특히 지금의 상황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위기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우리가 제대로 인식한다면 그리고 공감한다면
여러분들은 회사가 전쟁에서 이기는데 꼭 필요한 사람, 자신의 직무와 직책에 철저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매클린 장군처럼 당당해야 합니다.

시나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을 "창작"이라고 합니다.
창작품들의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 결점 장점 등을 논하는 것을 "비평"이라고 합니다.
모르긴해도 남이 창작한 것을 비평하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창작보다 비평에 쉽게 달려드는 것 같습니다.
좋은 창작을 위해 좋은 비평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선 창작이 있어야 비평할 일이 있습니다.
창작이 활발해야 합니다.
창작에 힘을 실어 줘야 합니다.
비평이 창작을 깔고 앉는 불행은 없어야 합니다.

저는 코우칭(coaching)이란 말을 좋아합니다.
코우치(coach)란 "운동 경기의 정신과 기술을 지도 훈련하는 일, 또는 그 사람, 지도자"를 일컷습니다.
히딩크 감독, 임권택 감독 같은 훌륭한 감독이면 더 할 나위없겠지만 코우치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히딩크나 임권택 감독도 좋은 코우치와 스?들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그들의 성공과 성취가 있었을 것입니다.
저는 코우칭을 떠올릴 때면 "조언" "지도"라는 말을 먼저 연상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는 사업들을 논의합니다.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따져야겠지요.
건설적인 논의와 지적 꼭 필요합니다.
아울러, 가능하다면, 자기의 생각과 의견을 곁들인 조언과 지도도 함께 해주시기를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매클린 같은 리더들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저는 기꺼이 링컨이 되고 싶습니다.


 

/박영하<2004. 7. 24 임원 관리자 워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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