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어머니......."

뚜르(Tours) 2013. 6. 5. 18:01

 

서울여자대학교 사랑의 엽서 공모전 대상작


- 엄마의 위암판정 소식을 듣고-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나한테 인사치레 밥 한번 사준
친구들과 선배들이 고마웠습니다.
답례하고 싶어 불러냅니다.

날 위해 밥을 하고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당신이
감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속 배우들 가정사에
그들을 대신해 진짜 눈물을 흘렸습니다.

일상에 지치고 힘든 당신을 위해
진심으로 눈물 흘려본 적은 없습니다.

골방에 누워 아픈 당신 걱정은
제대로 해 본적이 없습니다.

친구와 애인에게는 사소한 잘못 하나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당신에게 한 잘못은 셀 수 없이 많아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제야 조금 알게 되서 죄송합니다.
아직도 전부 알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늘 옆에 계시지만

늘 옆에서 가슴 아파하시지만

늘 옆에서 그림자 같이 걱정해 주시지만

짜증만 내고

투정만 부렸는데..

.......

엄마

.......

엄마

......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