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자대학교 사랑의 엽서 공모전 대상작
- 엄마의 위암판정 소식을 듣고-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나한테 인사치레 밥 한번 사준 친구들과 선배들이 고마웠습니다. 답례하고 싶어 불러냅니다.
날 위해 밥을 하고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당신이 감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속 배우들 가정사에 그들을 대신해 진짜 눈물을 흘렸습니다.
일상에 지치고 힘든 당신을 위해 진심으로 눈물 흘려본 적은 없습니다.
골방에 누워 아픈 당신 걱정은 제대로 해 본적이 없습니다.
친구와 애인에게는 사소한 잘못 하나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당신에게 한 잘못은 셀 수 없이 많아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제야 조금 알게 되서 죄송합니다. 아직도 전부 알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늘 옆에 계시지만
늘 옆에서 가슴 아파하시지만
늘 옆에서 그림자 같이 걱정해 주시지만
늘
짜증만 내고
늘
투정만 부렸는데..
.......
엄마
.......
엄마
......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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