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월미도月尾島가 섬일까요?

뚜르(Tours) 2013. 9. 5. 07:06

아침을 먹고 나서 집사람 설치는 품이 수상타 싶어 ’어딜 가느냐’고 물었겠다?
’(수리산 둘렛길) 오거리 간다’면서 함께 갔으면 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한수 더 떠 ’태을봉 가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시큰둥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그럼, 둘렛길 한바퀴’했더니 콧방귀를 뀌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둘, 엇비슷한 시간에 집을 나서긴했지만 각자 따로였습니다.
우리 둘은 낮과 밤을 이렇게 민주(?)적으로 각기의 자유를 누리며 산 지가 오랩니다.
태을봉을 올랐습니다.
수리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입니다.
하늘은 맑아 높푸르렀고 아침인데도 햇볕은 따가웠습니다.
산길이라 땀은 흘렀지만 그래도 가을이 다가옴을 느꼈습니다.
뒷산 슬기봉만을 오르다가 오랫만에 태을봉을 다녀와선지 지금 기분이 날아갈듯 상쾌합니다.

어제는 60산우회 친구들과 인천을 다녀왔습니다.
인천 상륙작전 63주년을 기념하는 뜻에서 월미도 트레킹을 하자면서 이경원회장이 yellow mail까지 보내왔습니다.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로 산우회 등산에 참가치 못해 항상 미안해 하던 참이라 흔쾌히 나가겠노라고 화답을 했었습니다.
인천은 멀다싶어 아침부터 서둘러 전철을 갈아 타며 인천역에 내렸더니
신영수회장과 이경원회장에 먼저 와 있었고 내가 세번째였습니다.
오는 친구들을 기다리느라 역마당에 서 있다가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인천역 역사驛舍를 보고.
’인천’하면 우리나라 5대 도시중의 하나인데 그 인천의 역사驛舍가 어느 시골 초라한 간이역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규모도 작거니와 낡아 빠져 ’이게 정말 인천역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여기로 올때, 인천역 바로 앞의 ’동인천역’에서는 손님들이 많이 내렸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인천역은 그옛날 경인선 출발역 그 지점에 그대로 서 있고 지금은 동인천과 송도가 신新인천이 된 것입니다.
여기는 Old Town.
(인천역)앞쪽에 차이나타운(中華街)이 있었습니다.

월미도로 트레킹을 나섰습니다.
버스를 타고 월미도로 가는데....
좀 이상타는 생각이 들었지만 (뭔지 생각이 나지 않아) 그냥 남들따라 갔습니다.
월미도공원 → 월미산정상 → 월미전망대 → 월미文化거리.
한바퀴 비잉 돌았습니다.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인천역으로 다시 돌아 오는 버스를 기다리며 내가 물었습니다.
"월미도를 다녀오는데 배는 안 타고?"
그랬더니......

<월미도는 원래 인천역에서 서쪽으로 1km 거리에 있는 면적 0.66㎢의 섬이었으나,
1920년대 초 돌축대를 쌓아 내륙과 연결된 육계도陸繫島다.
육속화하기 전의 이 섬의 둘레는 1㎞, 육지와의 거리 1㎞의 아담한 섬이었다.
월미도는 인천개항을 전후하여 외세의 각축장이었으며 역사적 현장으로도 유명하다.
1895년 영국 순양함이 월미도 앞바다에서 침몰하여 군인 448명이 익사한 사건이 있었으며,
1904년 2월 9일 소월미도 앞바다에서 러시아 전함이 일본 전함과 부딪쳐 침몰하면서
러일전쟁의 발단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일제강점기에는 군사기지로 이용되었고 6·25전쟁 때는 인천상륙작전의 전초지였으며,
1950년 이후 오랫동안 국제연합군이 주둔하였다.>

이런 연유로 배 아닌 버스를 타고 다시 인천역앞 차이나타운中華街으로 왔습니다.
점심을 먹으려고.
차이나타운은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면서 중국인들이 현 선린동 일대에 이민, 정착하여
그들만의 생활문화를 형성한 곳입니다.
옛날에는 공화춘, 중화루, 동흥루 등이 유명하였다고 하며
지금은 자금성, 태화원, 태창반점, 신승반점 등이 중국의 맛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중 신승반점新勝飯店을 찾았습니다.
강장신회장이 이곳 출신 - 째고高 - 이기도 하고 이집이 단골집이라 했습니다.
탕수육에 고량주 한 잔, 아 - 맛있겠네 하며 들렸는데...........
우리들의 예상을 뒤집고 ‘전가복(全家福)’ 요리가, 대大짜로, 네 접시가 나왔습니다..
강회장이 시켰답니다.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무르익었고....
안주가 좋아 술맛도 좋았습니다.
마지막에 나온 자장면, 맛, 끝내줬습니다.

점심을 먹고는 자유공원으로 맥아더장군 동상을 찾아 경건하게 묵념을 올렸습니다.
장군은 우리나라가 6.25전쟁으로 누란의 위기에 빠졌을 때,
대담한 착상과 결단력으로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해 이 나라를 구해줬습니다.
한국을 지켜준 것뿐인데도....
전쟁을 일으킨 건 분명 북한인데도....
장군의 동상을 철거해야한다는 종북세력들이 버젓이 활보하고 있는 이 세상, 이 나라, 이 국민.
장군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하고 돌아왔습니다.


<여담 몇가지>

1. 월미도공원 전망대앞에 무궁화공원이라는 팻말이 있어 무궁화를 찾아봤더니.....
비탈진 수풀속에 무궁화 몇그루가 우거진 잡초 사이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무궁화공원이라 부르질 말던지, 아니면 정성을 좀 쏟던지.

2. 차이나타운 신승반점에서 ....
기분도 좋고 고마운 마음에 무심코
"이렇게 (맛있고 비싼)전가복요리, 이름은 들어봐 알지만, 처음 먹어 본다"고 했더니.....
옆에서 술을 따르던 친구가 "자기 돈으로 사먹지 않고 평생 얻어 먹기만 했으니 잘 모를테지."하고 핀잔을 줬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럴 것도 같고.(직접 고르고 시키질 않으면 기억하기가....)

3. 차이나타운에 언젠가 와 본 것도 같고, 이번이 처음인 것도 같고...
기억력이 감퇴해서 그럴까? 아니면 처음이 사실일까?

 

/박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