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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산행 / 임영조

봄 산행   / 임영조 ​사람이 그리운 날사람을 멀리하고 산에 오른다오르면 오를수록 산봉은짙푸른 색정만 상승하는 곳색이 공일까? 공이 색일까?이 세상 날고 기던 목숨들종당에는 산으로 가기 마련그러니까 등산은 사전답사 같은 것?인파 넘치는 관악산 피해매봉에 올라 야호! 고함 한번 지르고다시 청계산 올라 天空을 받는다그제서야 법어로 돌아오는 메아리네가 산이다! 네가 부처다!떨갈나무 차일 친 오솔길 가노라면찔레꽃이 하얀 지등을 켜고자, 여기를 보세요!때죽나무 꽃초롱 조리개 열고일제히 터뜨리는 플래시 세례(우상은 늘 외눈박이 편견들이 세웠다!)연초록물 번지는 잡목림 사이사이버짐처럼 허옇게 핀 산벚꽃색이 넘치면 보는 눈도 가렵다밤나무가 되려다 만 너도밤나무아직도 숙제를 못해왔는지손 들고 벌 서는 아이처럼 멋쩍다자..

이 한 편의 詩 2025.03.22

음악 DJ와 팝의 시대는 저물었을까

1960, 70년대는 라디오의 시대였고, 팝의 시대였지만 가난한 나라에서 팝송을 듣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국내 음반사들이 대중성이 약한 음반은 아예 제작조차 않아서, 팝 마니아들은 해적판 LP로 욕구를 풀 수밖에 없었지요. 카세트 테이프가 급속히 보급됐을 때 영세업체들이 불법적으로 인기곡들을 함께 모아서 팔기도 했는데, 오자 투성이였습니다. ‘It's a heartache(잇츠 어 히타치)-Bonnie Tyler(보니 틸러)’로 표기된 테이프들이 버젓이 팔리던 게 기억나네요. 1960년대 라디오에서도 음악 정보나 발음이 틀리는 것이 비일비재했습니다. 1963년 동아방송(DBS) 공채 1기로 입사한 최동욱(1936~2023) PD는 이 문제로 속을 앓고 있었지요. 그는 9월 어느 날 ‘탑튠쇼’의 아나운..

東西古今 2025.03.22

눈에 보이는 대로 판단

밤새 펑펑 내린 눈이 온 세상을 덮은 날 아침,푸르렀던 들판이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선 듯새하얀 들판이 되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두툼한 솜이불을 덮고 깊은 잠에 빠진 듯온 세상이 조용한데 뭐가 그리 좋은지 참새들만이새하얀 들판 위에서 짹짹 소리를 내며신나 있었습니다.'다들 조용한데, 너희들만 신이 났구나!'마음속으로 꾸중하듯 한마디를 하고길을 걷다가 마음속을 스치는 생각에아차 싶어 걸음을 멈췄습니다.참새들은 펑펑 내린 눈 때문에신이 난 것이 아니었습니다.밤새 내린 눈으로들판에 모든 것이 파묻히자먹을 것을 잃어버린 참새들이 먹을 것을 찾느라야단이었던 것입니다.눈 덮인 들판에서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참새들의 절박한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보이는 대로 판단했던 것이었습니다.우리는 때때로 보이는 것이 전부인 듯누군..

東西古今 2025.03.21

“아침에 달걀, 점심엔 생선조림”...추위 이기게 하는 에너지 식품은?

삼치, 고등어 등 좋은 지방이 풍부한 생선은 에너지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월의 시작과 함께 강추위가 찾아왔다. 한파 경보가 내려진 서울은 아침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졌다. 추위는 이번 주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추위에 체온이 떨어지면 신진대사 능력과 면역력, 효소 활성도, 소화 능력, 혈액 순환 등 인체의 많은 활동 능력이 저하된다. 특히 혈관이 수축돼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 활동량에 비해 피로감을 쉽게 느끼게 된다. 잠을 충분히 자면 피곤은 어느 정도 해소되겠지만 이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와 관련해 영국 건강·의료 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NewsToday)’ 등의 자료를 토대로 겨울철 피로를 떨치게 하는 천연 에너지 증강 식품을 정리했다...

건강코너 2025.03.20

기차에 추억 싣고 /류인순

기차에 추억 싣고  /류인순십수 년 만에 기차에 올라창밖에 시선을 두니잊힌 줄 알았던 추억 하나대롱대롱 매달린다어린아이 때 처음 탄 기차창밖 풍경이 뒤로 달아나며순간이동 하는 듯 신기해서눈과 입이 마구 들떠 있었지내 살아온 뒤안길엔어떤 풍경이 사라지고난 무엇을 남기고 왔을까문득 깊은 생각에 잠긴다사계절 아름다운 풍경처럼내가 걸어온 풍경에도아름다운 흔적이총총 남았으면 참 좋겠다.

이 한 편의 詩 2025.03.20

그런 아침은

말해도 될 것 같다저민 물안개에 숨겨모른척...차마 그리웠다고사진.글 - 류 철 / 창녕에서  오늘은 춘분(春分)입니다.24절기 중 4번째 절기로서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고 합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아침 6시 36분에 해가 뜨고저녁 6시 44분에 해가 진다고 하네요.춘분이야말로 본격적인 봄의 시작이라고 합니다.벌써 길섶에 핀 봄꽃들이 앙증스럽게 얼굴을 쳐들고 있습니다.추웠던 어제 보다 8도가 높다고 합니다. 환절기에 건강하시길 빕니다. 마르티노

늙은 죄수의 사랑

프랑스 소설가이자 해군 장교였던피에르 로티의 '늙은 죄수의 사랑'의줄거리입니다.평생 감옥을 제집 드나들듯 한늙은 장기수가 있었습니다.처음에는 가족과 지인들이 면회를 왔지만,나중에는 아무도 그를 찾아오지 않았습니다.오직 고독만이 그의 유일한 벗이되어 버렸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감옥 창살 너머로참새 한 마리가 날아왔습니다.그는 참새에게 빵부스러기를 주기 시작했고매일 찾아오는 참새에게 처음으로 정이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고 했던가...그는 멀리 있는 바다의 외딴섬 감옥으로이송되게 되었습니다.참새와 떨어지기 싫었던 그는나뭇가지와 철사 부스러기를 이용해서조그마한 조롱을 만들어 참새를 가두었습니다.그리고 조롱을 가슴에 몰래 품고는외딴섬으로 가는 배에 탔습니다.하지만 죄수끼리 밀..

東西古今 2025.03.20